다음달 2일 776일만의 선발 등판을 앞둔 KIA 윤석민이 2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광주 | 윤승민 기자

다음달 2일 776일만의 선발 등판을 앞둔 KIA 윤석민이 2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광주 | 윤승민 기자

“팀을 위해 희생했다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우승 때는 그저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어 힘들었습니다.”

KIA가 8년만에 우승 축배를 들었던 순간, 투수 윤석민(32)은 그곳에 없었다. KIA가 우승을 향해 한걸음씩 내딛던 지난해, 윤석민은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를 괴롭혔던 어깨 부상과의 싸움은 꽤 길었다. 그라운드로 향하려던 발길을 부상은 좀처럼 놔주지 않았다.

윤석민이 수술대에 오른 것도 벌써 537일전이다. 부상에 시달리며 16경기(선발 3경기)에 등판하는 데 그친 뒤 시즌을 마쳤다. 150㎞를 넘나들던 속구, 140㎞대 고속 슬라이더의 구속은 시속 10㎞씩은 떨어져 있었다. 윤석민은 “6개월이면 회복할 수 있다고 들었지만, 6개월이 지난 뒤에도 공을 던질 수 없었다”며 “이런 (어깨) 수술은 처음이라, 재활하면서 언제 쉬어야할지, 언제 참고 훈련해야할지 결정하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건 팀의 우승을 멀찍이 지켜봐야했던 것이다. 윤석민은 KIA에 마무리가 필요할 땐 마무리로, 선발이 빌 때는 선발로 자리를 옮기며 매년 제 몫을 해 왔다.

윤석민의 복귀 등판일이 확정됐다. KIA 김기태 감독은 2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전에 앞서 “큰 부상이 없다면 윤석민을 다음달 2일 광주 두산전에 선발로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석민의 마지막 선발 등판일은 2016년 4월17일 광주 넥센전. 예정대로라면 776일만의 선발 복귀다. 이날 1군에 합류해 함께 훈련을 했고, 선발 등판일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윤석민은 “생각보다 빨리 복귀했다”며 “일단 구위는 100% 돌아왔다. 통증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아프지는 않지만 완치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했다. 부상 이전처럼 어깨 각도를 높이거나 빨리 회전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래도 “경기를 뛰면서 어깨가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며 “2군에서 투구하면서 경기 감각을 찾는게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고 했다.

재활이 마냥 어둡지만은 않았다. 윤석민은 “재활하며 그간 못봤던 2·3군 선수들과도 친해졌다”며 “1군 복귀가 확정됐을 때 그 때 만난 선수들로부터 격려의 연락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재활기간 동안 결혼도 했고, 아이도 가졌다. 윤석민은 “가족들이 재활에 집중해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했다”고 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