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민하. 한화이글스 제공
파울지역을 향해 뜬 공도 일단 열심히 쫓아가고 보는 선수. 홈런성 타구를 치고서도 내야안타를 쳤을 때만큼 1루를 향해 바삐 뛰는 선수. 이런 김민하(30·한화)의 모습에서 팬들은 ‘절실함’을 읽어냈다.
그러나 김민하는 한화의 주전 좌익수 자리를 차지하게 된 2019시즌을 앞두고 그 절실함을 조금은 덜어냈다고 했다. 지난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김민하는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자신감을 갖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2군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거치며 자신감이 점점 붙었고,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왜 ‘자신감 향상’이 김민하의 겨우내 화두가 됐던걸까. 김민하는 “절실하게 임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러다보니 매경기를 긴장하며 치른 것 같다”고 했다. 김민하는 2014년 롯데에서 55경기 출전해 타율 0.266으로 이름을 알렸다가 2015년 투구에 왼손등을 맞았고, 재활이 마무리될 때쯤 다시 오른팔꿈치를 다치며 주전에서 밀린 적이 있다. 부상으로 자리를 한 번 잃고나니 매 경기는 긴장의 연속이었고, ‘기회가 있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지난해 주전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는 동안 59경기에 나섰으나 타율이 0.216에 그쳤다.
“프로 9년차가 돼가는데 ‘왜 매경기 긴장을 하고 성적이 안나올까’란 의문이 생겼어요. 고민 끝에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냈어요.”
김민하는 나름의 결론을 내리자마자 기술을 보강하기 위해 애쓰기보다 마인드 컨트롤에 힘썼다. 매일같이 ‘훈련량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고, 기술적인 부분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주문을 외듯 되뇌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든지 열흘도 안돼 일본 고치 2군 캠프로 떠나야했지만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다. 1군 캠프 막바지 외야수 최진행이 부상을 당하자 한용덕 한화 감독이 “그 때 바로 김민하를 1군에서 쓸 생각을 했다”고 할 정도로 코칭스태프 눈에 들었다. 롯데 코치로 있을 때부터 김민하를 눈여겨봐왔던 장종훈 한화 수석코치의 격려도 힘이 됐다.
한화 김민하가 지난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인터뷰한 뒤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대전 | 윤승민 기자
시범경기에서도 양성우, 장진혁 등과 좌익수 자리를 놓고 다퉜지만 결국 타율 0.316에 홈런 1개를 보태며 좋은 모습을 이어간 김민하에게 주전 좌익수 자리가 돌아갔다. 3일 대전 LG전에서 기록이 끊기긴 했지만 6경기 연속 안타도 기록했다. 김민하는 “전에는 득점권 상황에서 타석에 서면 긴장됐다. 그러나 이제는 ‘루상에 주자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타석에 들어선다”고 말했다. 4일까지 김민하의 득점권 타율은 시즌 타율을 상회하는 0.444에 달한다.
물론 간절함을 잃었다거나, 자신이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며 안주하는 것은 아니다. 김민하는 “지금의 주전 자리가 ‘내 자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경쟁에서 잠시 앞섰을 뿐”이라며 “시즌을 앞두고 주전 자리가 나에게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진 못했다. 1~2번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조금 빨리왔을뿐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민하는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며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때 대주자로 한 경기 나간게 유일한 가을야구 출전 기록이다. 팀이 또 가을야구를 경험하게 하고, 저도 타석에 들어서 선수로서의 몫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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