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내곡동 셀프 보상 압박에
태극기 집회 참석도 공격
오세훈
토지임대부주택 30만호
“현실성 없는 정책” 비판
4·7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5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도덕성 의혹’과 ‘부동산 공약’ 등을 두고 격하게 부딪쳤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뿐만 아니라 과거 태극기 집회 참석 전력까지 꺼냈고, 오 후보는 박 후보의 부동산·주택공급 정책의 현실성을 집중 비판하면서 문재인 정부 ‘실정’을 공격했다. 공방 수위가 높아지면서 서로를 “거짓말 후보” “존재 자체가 거짓말”이라고 몰고, “왜곡 전문가” “반칙의 여왕”이라며 헐뜯는 장면도 연출됐다.
박 후보는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TV토론회에서 ‘내곡동 셀프보상 의혹’으로 오 후보를 압박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 처가가) 2005년 6월13일 측량을 한다. 같은 해 6월22일 서울시가 내곡동 개발계획을 위한 설계용역을 신청한다”며 “모르고 측량을 했냐”고 꼬집었다. 박 후보가 내곡동 문제를 계속 꺼내들며 “민생과 관련이 있는 일”이라고 주장하자 오 후보는 “생태탕 매출 때문에 민생과 관계가 되느냐”고 비꼬았다. 여당이 제기하고 있는 오 후보의 ‘내곡동 생태탕집 방문 의혹’을 비꼰 것이다.
2009년 용산참사 사건도 다시 소환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정비지수제 폐지’ 공약을 두고 “주민동의 절차를 생략했을 때, 용산참사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 했다. 오 후보가 “용산참사는 임차인의 권익보호가 덜 됐기 때문”이라고 하자, 박 후보는 “정비지수제 폐지는 일부 기득권층을 위한 공약이다. 서민들은 또 내몰린다고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태극기 집회 참석 전력까지 꺼내들며 “소상공인 매출에 찬물을 끼얹은 주체다. 태극기 집회와 함께하는가”라고 따졌고, 오 후보는 “그게 잘못된 거냐”라고 맞받았다.
양측은 서로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 조작사건을 들면서 “오 후보는 이 전 대통령과 한 세트 아니냐”라며 “거짓말하는 후보가 시장이 되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오 후보도 “박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하지 않았나. 그런데 거짓말을 했다”고 맞받아쳤다. 박 후보는 “몹쓸 짓”이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가 ‘민생토론’ 주제와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를 계속한다며 “반칙의 여왕”이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의 부동산 공약 위주로 공세를 펼쳤다. 오 후보는 “박 후보 공약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30년 된 임대주택을 허물고 토지임대부주택 30만호를 공급한다는데, 40~50년 된 아파트도 안전성 문제로 재건축을 불허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물재생센터·교통섬 등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도 “악취가 날 것이다. 차들이 뱅글뱅글 돌아다니면 어지럽지 않겠느냐”며 꼬집었다. 오 후보가 “(박 후보는) 창동 차량기지에 아파트를 짓겠다고 했다. (베드타운 문제 때문에) 지역 국회의원들이 반대한다”고 지적하자 박 후보는 “직주일체형을 짓겠다고 한 것이다. 더 이상 왜곡하지 말라. 왜곡 전문가다”라고 맞받아쳤다.
김상범·박용하·윤승민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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