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문자 정도는 견뎌야”

김용민 “의사 표시 권장돼야”

조응천은 “당내 목소리 위축”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문자폭탄’을 보내는 열성 지지자인 ‘문파’들을 놓고 당내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비문(재인계)’ 조응천 의원(사진)이 문파들에게 ‘문자폭탄 자제’를 요구하자 ‘친문’ 의원들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4·7 재·보궐 선거 패배 후 당내 ‘쇄신’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당내 여론을 주도하는 강성 지지자들의 의견을 놓고 내부 논쟁만 가열되고 있다.

‘친문’ 윤건영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에서 “당원들이 소속 의원들에 대해서 본인 의사를 표현하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 없다”며 “선출직이라면 당원들이 보내는 문자 정도는 감당하고 가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전날 ‘친문’ 김용민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적극적인 의사 표시는 권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친문 의원들이 강성 지지자들의 과격한 행위를 비호하는 모양새다.

반면 조 의원은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에 의원들이 위축되고 정권 재창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연일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문자폭탄은 의원들의 목소리를 위축시키고, 당내 다양성을 줄어들게 한다”며 “쇄신을 말하는 의원들이 생겨야 내년 대선에 우리가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검은 머리 짐승’ 등 자신이 받았던 문자메시지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문파들을 향해 “여러분들의 강력한 힘에 위축되는 의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간다”고 말했다. 그러자 ‘친문’ 이재정 의원은 SNS에 조 의원의 사진과 함께 “당원을 외면하고자 한다면 정당정치의 자격이 없다. 당심과 싸우는 그는 ‘민심’을 위해 무엇을 해왔는가”라고 공격했다.

설전의 배경에는 재·보선 패배 이후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여전히 당내 여론을 주도하는 지지자들을 무시할 수 없는 민주당의 상황이 있다. 다음달 2일 전당대회 이후에는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도 있다. 조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저와 뜻을 같이하는 ‘쇄신파’ 의원 10~20명을 모으려 한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