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엔 퍼주고, 미국엔 알아서 한 수 접어

미국 국익은 분명한데 윤 정부는 뭘 얻었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야당은 27일 방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기는커녕 국익을 해쳤다며 맹비판했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가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실효적 대책을 얻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역시 정부는 국익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 우리 기업과 산업을 지키기는커녕 사실상 미국으로 공장 옮기는 일만 거들었다”며 “일본에는 퍼주고 미국에는 알아서 한 수 접는 ‘호갱(호구+고객) 외교’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문제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것”이라며 “진영 대결의 허수아비를 자처하면서 중국, 러시아 같은 역내 국가를 자극하는 위험천만한 행동이 국익과 안보에 어떤 충격을 줄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외교 안보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고도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도대체 무엇을 얻은 것이냐. 미국의 국익은 분명한데 우리 국익은 흐릿할 뿐”이라며 정상회담 후 한·미 정상이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 “안보 전문가들은 2021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진전된 것이 없으며, 기존 미국의 핵우산 정책과 크게 달라진 게 무엇인지 되묻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반도체법,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산업규제는 당장 우리 경제와 직결된 문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이 잘 되는 것이 미국의 압도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모호한 회피성 답변만 내놨다”며 “향후 국가경쟁력, 나아가 대한민국 경제를 좌지우지할 핵심적이고 중차대한 사안이기에 국민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인데, 윤석열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얻었나”라고 말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미국의 이익과 요구는 구체적으로 완성된 반면 우리의 핵심적 이해와 요구는 모호한 약속으로 얼버무려졌다”며 “치열한 외교 현장 국제무대에서 국익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대통령을 응원하고 싶은데, 매번 전해오는 소식은 아슬아슬한 비보뿐이니 참담하고 안타깝기만 하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워싱턴 선언에 대해 “한국의 독자 핵무장이 분명히 부정된 것은 다행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이 불안정한 한반도 상황 변화의 전기를 마련했느냐는 점에서는 낙제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반도체법, IRA 등 ‘미국 우선주의’가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대체 어떤 실효적 대책이나 반대급부를 얻어냈느냐”며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국민이 준 시험지를 찢어버리고 그저 미국 하라는 대로 고개나 끄덕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빈 수레 요란한 미국 국빈 방문에 한국 외교당국의 굴욕 선언, 무능 선언, 평화 포기 선언만 보인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위태롭고 무능한 외교 행보에 국민의 인내는 바닥났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