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65)의 불통·비위·특혜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를 낙마 대상으로 점찍었고, 정의당은 김 후보자를 ‘데스노트’에 올렸다. 대학생 단체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무위원이자 교육당국의 수장을 맡기에는 심각한 하자가 있다는 것이다.
①불통
김 후보자가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내정되자 한국외대 총장 때의 ‘불통 행정’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가 지난해 2월 대학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학생들 앞에서 “내가 네 친구냐”고 말한 영상, 2020년 10월 총학생회장과의 면담에서 “가만히 있어”라고 말한 녹취가 최근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으로 있을 때 ‘등록금 인상’과 ‘대학 자율화’를 꾸준히 주장한 이력도 주목받았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5월 국회에서 열린 ‘고등교육 위기 극복과 재정확충 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사립대학에 설사 비리가 어느 정도 상존한다 하더라도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총장 시절 학내 언론사 및 총학생회 탄압, 학생들을 향한 막말과 불통 행정으로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행정을 진행했다”며 “김 후보자는 공정한 교육을 설계할 적임자로 보이지 않는다. (장관) 임명을 반대한다”고 했다.
②비위
한국외대 총장 시절 김 후보자의 다른 행적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2020년 4월 한국외대 학교법인 이사회로부터 견책 처분을 받았다. 교육부의 2019년 감사 결과 김 후보자가 식대와 골프장 이용료 등 총 1억4000여만원을 내부 품의 없이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 법인회계에서 집행해야 하는 소송비용 총 12억7000여만원을 교비회계에서 집행한 사실 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검찰에 고발 및 수사의뢰도 했는데, 검찰은 2020년 2월 소송비용 교비 집행 건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업무추진비 사용 건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각각 내렸다.
김 후보자가 대교협 회장 때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대교협 회장이던 2020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49건 중 31건이 결제 한도(1인당 4만원)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또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 대교협과 교육부의 법인카드 집행지침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③특혜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 후보자는 2018년 3월~2019년 12월 롯데첨단소재 사외이사를 지내며 총 1억1566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사외이사 임기가 시작된 다음날인 2018년 3월23일 학교법인에 사외이사직 허가 요청 공문을 발송했고, 법인은 임기 4일째인 3월26일 이를 승인했다”며 “이는 법인의 허가 승인을 받은 게 아니라 단순한 확인에 불과하다”고 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한국외대 총장이던 자신이 사외이사 겸직을 ‘셀프 허가’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사외이사를 겸직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법인 이사장의 승인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 해명이 거짓이라는 것이다.
2012~2015년 ‘한국풀브라이트동문회장’을 맡았던 김 후보자의 두 자녀가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정된 과정을 두고도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김 후보자 딸은 2014년, 아들은 2016년 각각 장학생에 선정됐다. 김 후보자 자녀들이 장학생으로 선발될 때는 ‘블라인드 평가’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2014~2018년 풀브라이트동문회가 주축이 돼 만든 한미교육문화재단 감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연 5000만원 정도에 달하는데, 매년 석·박사 지망생 20~30명만을 선발해 경쟁이 치열하다. 김 후보자가 자신의 권한이나 인맥을 이용해 가족들에게 특혜를 안긴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6일 성명을 내고 “전국 유·초·중·고와 대학 교육을 감독해야 할 장관 후보자가 아빠찬스, 배우자찬스, 셀프찬스까지 써가며 각종 특혜를 누렸다는 사실에 교사들은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며 “김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하지 않는다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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