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며, 복음의 기쁨과 자비를 행동으로 실천할 때, 교황님의 가르침은 우리 안에 진정 살아 숨 쉬게 될 것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24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추모 미사 강론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직접 삶으로 복음의 가르침을 실천하셨다”며 “교황님이 남기신 말씀과 삶의 모범은 우리 신앙 여정의 등불이 된다”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이날 명동성당에서 봉헌한 프란치스코 교황 추모 미사에는 성직자와 신자 등 2400명이 모여 교황을 기렸다. 성당 앞 제대에는 미사 전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이 웃는 사진이 놓였다. 파이프 오르간으로 ‘영원한 안식을’이 연주되는 동안 정 대주교와 주한 교황대사인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 등이 제단에 올랐다.
정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들에게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돼라’고 당부하시며 교회를 야전병원처럼 모든 이에게 열린 자비와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께서는 한국 교회와도 깊은 인연을 맺으셨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에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시고 기도하시며, 우리 모두 평화의 길을 걸어가도록 거듭 당부하셨다”고 했다.
정 대주교는 “교황께서는 2024년 11월 ‘다시금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표현하셨다”며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교황님의 사랑과 기도의 마음은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가스파리 대주교는 추도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단순하고 핵심을 관통하는 말씀으로 복음을 선포하셨고, 행동으로 이 말씀의 강함을 증명하셨다”며 “선종하기 일주일 전에도 로마의 감옥을 찾아 갇힌 이들을 만나셨다. 지상에서의 마지막 순간까지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교황님을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교황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기 위해 성베드로 대성전 앞에 물줄기처럼 사람들이 늘어섰고, 한국의 수많은 신자와 비신자들이 선종하신 교황님을 위해 곳곳의 성당에 마련된 분향소를 방문하고 미사를 봉헌했다”며 “전 세계는 교황님을 백성들의 교황님으로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명동성당은 오는 26일 오후 5시까지 프란치스코 교황 분향소를 운영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는 26일 바티칸에서 봉헌된다. 국내에서는 염수정 추기경,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정순택 대주교 등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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