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민규 선임기자

비이재명(비명)계 중진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하는 당원들을 향해 “입진보라고 조롱받던 민주당이 이제는 입청년이라고 비난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당원들의 비판에 침묵한다며 “토사구팽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박 전 위원장 등이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 회견장을 잡아주고 참석자들을 소개했다. 소통관 기자회견장은 현역 의원만이 예약할 수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해 7월 민주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위해 소통관 회견장을 예약하려 했으나 현역 의원들이 나서지 않아 국회 정문 앞에서 회견했다.

이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이 부탁해 기자회견장을 빌려주고, 기자들에게 직접 소개했다”며 “항의 전화, 문자가 빗발친다. 심지어 지역사무실에 찾아와 항의하시는 여성들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7월에도 박 전 위원장과 통화를 했다며 “전화를 받고 대표에 출마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 때문인지 기자회견장을 잡아달라는 얘기까지는 못하고 통화를 마쳤다. (당시) 기자회견 후 ‘나라도 회견장을 잡아줄걸’하는 안타까움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저는 박 전 위원장에 대해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지난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박 (전) 위원장이 나서서 송영길 대표와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 공천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며 심하게 비판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의 독선공천으로 이재명 대표는 인천 계양을에 공천돼 당선된다. 그런데 이 대표는 당선 이후 박 전 위원장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며 “강성 팬덤이 집단적으로 박 전 위원장을 비난할 때, 이 대표는 침묵했다. 얼굴을 드러내는 것조차 두려워했던 청년을 대통령 선거의 장으로 불러내 사용하고, 본인 공천에 이용한 후 이제는 필요가 없어졌다고 판단한 것일까”라고 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대선 당시 읍소해 선거 과정에서 활용한 한 청년에 대해 생각이 다르다고 비참하게 하는 모습이 민주당의 모습일 수는 없다”며 “(대선 때) 홍대 유세 마지막 날 한 남성 청년이 박지현을 지켜달라고 밝은 소리로 요구했다. 민주당은 그 때 했던 약속의 1%라도 지켜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기자회견장 예약을 약속하며 많은 비난이 쏟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저는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청년은 다를 수 있다”며 “‘청년·청년’하면서 가장 잘 쓰였던 한 청년을 이렇게 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