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나라살림연구소 공동 재·보선 공약 분석 - 서울시장 후보

박영선 후보, 오세훈 후보

 

박영선, 서울 미래비전 제시 강점
구체성 떨어지고 재원 계획 없어

오세훈, 구체적 공약 제시 긍정적
전체적 방향성 불분명하게 명시

4·7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까지 일주일이 남은 가운데 선거전이 후보 간 정책·공약 토론보다는 네거티브 공세 위주로 흐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악화된 부동산 민심 탓인지 재개발·재건축 등 공급 중심의 부동산 공약만 부각되고 있다. 경향신문과 나라살림연구소는 거대 양당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5대 공약을 실현 가능성, 미래 지향성, 재원 타당성 등으로 나눠서 평가했다. 서울·부산 시장 후보의 공약을 두 차례에 걸쳐 분석한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박 후보는 유치원·노인·예술인 등 다양한 분야의 공약을 수립한 반면 오 후보는 주택·1인 가구·청년 등 특정 대상에 선택과 집중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박 후보의 공약에 대해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반면 구체성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오 후보의 공약에 대해선 “공약 자체는 구체적이지만 서울시장 후보의 중점추진 공약이라고 선관위에 제출한 것 치고는 방향성이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박 후보의 도시개발공약인 ‘21분 콤팩트 도시’나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디지털화폐 지급’ ‘블록체인·빅데이터가 융합된 경제도시’ 등은 서울의 미래비전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내연차 신규등록 금지’ ‘둘레길의 녹색화’ 등 기후위기에 대응한 공약을 제시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박 후보의 공약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구체적인 재원 계획이 없었다. 연구소는 “박 후보 측이 다른 경로를 통해 재원조달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지만, 선관위에 제출하는 ‘5대 공약’에 재원조달계획을 불분명하게 명시했다”고 밝혔다.

오 후보의 경우 상대적으로 사업별 필요 예산은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연구소는 “재원을 끌어모으지 않고 제도 변경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공약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면서도 “우선주차공간 DB화 및 앱 개발(2억원), 서울혁신파크 재조성(10억원) 등은 5대 공약에 담기엔 너무 작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또 “현대사회 도시전략의 핵심은 ‘미래비전’을 갖고 있느냐”라며 시장 후보가 서울의 미래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오 후보의 ‘민간주도 재개발·재건축’은 공공 기반 시설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