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후보군 정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재명계 일부를 중심으로 송영길 전 대표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의 서울시장·경기지사 출마 권유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게 나오면서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직접 송 전 대표와 김 대표를 연이어 만나면서 출마 관련 조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지만 당내에선 이들을 제외한 새로운 외부인사를 등판시켜야 한다는 요구까지 더해져 자칫 당 내홍으로 번질 조짐까지 일고 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송 전 대표와 김 대표를 만나 6·1 지방선거 출마 지역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패배 이후 3개월 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지인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자리를 놓고 당 내부에서 설왕설래가 난무하자 직접 나선 것이다.
윤 위원장은 먼저 김 대표와 서울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겉으로는 ‘정치교체 공동추진 기구’ 등 양당의 합당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등을 놓고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김 대표에게 윤 위원장이 실제 출마 지역과 관련한 논의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고은영 새로운물결 대변인은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그런 (출마 관련) 얘기가 있었지만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라며 “저희가 이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오후에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조계종 행사에 참석해 송 전 대표와 조우했다. 이재명계 의원 등으로부터 서울시장 출마 요청을 받고 있는 송 전 대표는 대선 패배 직후 당 대표에서 사퇴한 뒤 전국 사찰을 돌다 이날 상경했다. 송 전 대표는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 출마는)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선 패배로 인해) TV도 보지 않고 마음 아파하시는 많은 국민들, 우리 지지자들에 대해 우리 당이 성실하게 응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런 고민을 해보겠다”고만 말하고서 자리를 떠났다.
일단 송 전 대표와 김 대표의 결단이 이날 나오지는 않았지만 당내에선 두 사람의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두 사람 모두 이번주 안에는 자신의 결심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두 사람의 출마를 놓고 당 내부가 보이는 분열상은 커지고 있다. 이재명계 의원들 일부가 송 전 대표를 찾아가 서울시장 출마를 잇따라 요청하자 당내 서울·수도권 의원들 일부가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재명계 의원들은 “송 전 대표와 같은 중량감 있고 인지도 있는 인사가 나서야 한다”며 추동하고 있다. 반면 다른 의원들은 송 전 대표 출마를 반대하고 나섰다. 수도권 초선 의원인 최종윤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을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불러내 후보로 내놓자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서 합당한 선택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경기지사에 출마하려는 것을 놓고도 당내에선 “이미 후보가 3명이나 출마해있어 경선이 원칙이다. 전략공천은 안된다”며 견제하는 시각이 강하다. 경기지사보다는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다.
여기에 이재명 당 상임고문이 두 사람의 출마에 영향을 미쳤다는 추측까지 나돌면서 당내 계파별 권력경쟁까지 얽히는 모습이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러다가 집안 싸움이 나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아예 눈을 바깥으로 돌려 외부인사 영입에 나서자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다. 윤 위원장이 이날 “6월 지방선거에 이길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하겠다. 사즉생의 각오로 당의 모든 인적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면서 송 전 대표 차출론 등에 대해선 “자천타천으로 출마를 고심 중인 분들이 결심이 설 때까지 당에서는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도 막판 외부인사 영입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인물난을 겪는 가운데서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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