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1980~2020년 물가 분석
ㆍ쌀 4㎏, 40년간 6500원 ↑…GDP 18.5배 상승 감안하면 실질 가격 하락
ㆍ서울 강남 은마아파트 전세가는 3.3㎡당 16만1000원 → 1629만원으로
ㆍ서울 사립초 1년 수업료 44.5배·사병 월급 139배·최저임금 12.4배 상승
지난 40년간 쌀과 닭고기 가격은 3배가량 오른 반면 서울 강남 아파트 전세가격은 100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을 비롯한 소비재의 가격에 비해 서비스 가격이 상대적으로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9일 발표한 ‘1980∼2020 국내 주요 재화 및 서비스 가격 추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공공기관이 공개한 데이터와 과거 언론 보도 등을 바탕으로 가격 정보를 분석했다.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의 1980년 7월 3.3㎡당 전세가는 16만1000원이었으나 2020년 1월에는 약 101배인 1629만원으로 올랐다.
같은 아파트의 1980년 11월 3.3㎡당 매매가는 77만원이었으나, 2020년 1월에는 83.5배인 6468만원으로 올랐다.
반면 주식인 쌀(4㎏) 가격은 1980년 3000원에서 2020년 9500원으로 약 3.2배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기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8.5배 오른 것을 감안하면 쌀의 실질가격은 하락한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대파 1㎏도 350원에서 1653원으로 4.7배 오르는 데 그쳤고, 닭고기 1㎏(3.3배), 맥주 500㎖ 출고가(2.8배)도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다.
식료품에 이어 담배 15배, 스낵류 11배, 삼겹살 9.7배 등 보고서에서 ‘유형의 재화’로 분류한 항목의 가격 상승률도 GDP 상승률보다 낮았다. 반면 교육비 등 무형의 서비스 가격은 크게 올랐다. 서울 사립초의 1년 수업료는 40년 전보다 44.5배 늘었고, 국립대 등록금(서울대 인문계열 기준)은 19.1배 늘었다. GDP 상승률에는 못 미쳤으나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15.6배), 서울타워 전망대 입장료(11.0배), 병원 초진료(9.9배), 서울 택시 기본요금(9.5배) 등도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기호품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다방 커피 한 잔 가격은 40년 만에 200원에서 4100원(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20.5배 급등했다.
전반적인 생활 수준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은 14배 올랐으나 GDP는 18.5배 올랐기 때문에, 1인당 GDP로 사 먹을 수 있는 자장면 그릇 수는 1980년 2971그릇에서 2020년 7402그릇으로 2.5배 늘었다. 영화 관람료, 식사비 등으로 추산한 데이트 비용은 40년간 8.6배(7140원→6만1200원) 올랐지만, 그 데이트 비용을 벌기 위해 필요한 노동시간(최저임금 기준)은 1980년 28시간에서 2020년 8시간으로 줄었다.
사병 월급(육군 병장 기준)은 1980년 3900원에서 현재 54만1000원으로 약 139배가 됐다. 1980년에는 병장 한 달 월급으로 초코파이를 39개 살 수 있었다면 이제는 1352개 살 수 있다. 1990∼2020년 최저임금(시급)은 690원에서 8590원으로 12.4배가 됐다.
보고서는 “대부분 항목에서 가격 상승률이 GDP보다 낮아 전반적인 실제 물가는 떨어졌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됐다”면서도 “국내 소득 양극화가 과거에 비해 심화됐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체감물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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