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가 웃었다. LG가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자원 임지섭의 불안한 투구로 마음을 졸이다, 지난 겨울 팔꿈치 부상 이후 처음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의 호투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시범경기 LG-넥센전에서 LG는 좌완 임지섭을 선발로 내보냈다. 타일러 윌슨-헨리 소사의 외국인이 선발 자리를 확정했지만, 류중일 LG 감독은 시즌 초반 ‘6인 로테이션’을 공언해 빈 자리가 많았다.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한 임지섭은 그 빈자리를 메울 자원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임지섭은 지난 14일 사직 롯데전(2.2이닝 2피안타 4사사구 2자책)에 이어 이날 넥센전에서도 불안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4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5안타를 내주며 7실점(6자책점)했다. 실점보다 나빴던 것은 볼넷 6개였다. 볼넷으로 나간 주자들 중 3명이 홈을 밟았다. 투구수 조절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4회를 마무리하는데 공을 104개나 던졌다.
이미 1-7로 뒤진 상황. 시범경기가 정규시즌 전 테스트의 장이라고는 하지만 LG는 이날 선발 후보와 베스트 멤버로 라인업을 꾸려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어 눈 앞의 상황을 그저 잊어버릴 수만은 없었다. 이 때 차우찬이 희망을 선사했다.
임지섭에 이어 5회부터 LG 두번째 투수로 나온 차우찬은 첫 8타자를 퍼펙트로 막았다. 최고구속은 시속 145㎞까지 찍혔고, 삼진도 3개를 솎아냈다. 투구수도 30개에 불과했다. 박병호·김하성·서건창 등이 타선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넥센의 강타자인 2번 마이클 초이스를 유격수 땅볼로, 3번 김태완을 헛스윙 삼진으로 연거푸 잡아냈다.
9번째 타자 임병욱에게 내야 안타를, 이어 장영석에게 볼넷을 내준 것은 아쉬웠다. 투구수가 40개에 육박해 2사 1·2루에서 마운드를 최성훈에게 넘겨줬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도중 팔꿈치에 미세한 통증을 느낀 이후로 첫 등판한 경기에서 2.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한 점은 고무적이었다.
차우찬은 경기를 마친 뒤 “준비기간이 길었지만 몸상태는 좋았다”며 “부상 복귀 후 첫 등판치고는 구위도 괜찮았던 것 같다”고 했다. 임지섭이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차우찬이 부상을 털고 돌아와 과시한 건재함은 이날 LG의 작지 않은 수확이었다.
'각본은 없다 > 다이아몬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월22일][프로야구 미디어데이] 김기태 감독마저 “우승후보는 KIA” (0) | 2018.03.25 |
---|---|
[3월22일]MLB.com, 최고의 라인업은 '휴스턴' (0) | 2018.03.25 |
[3월21일]현실이 된 '박병호 효과', 넥센 중심타선 '장타쇼' (0) | 2018.03.25 |
[3월21일]LG 첫 시즌, 류중일 감독의 개막 구상은? (0) | 2018.03.25 |
[3월21일]이정후 "2년차 징크스, 마음먹기에 달렸대요" (0) | 2018.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