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로 예상되는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들이 속속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당 분열에 대한 우려와 혁신에 대한 요구가 함께 분출되며 원내대표 선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익표 의원(3선)은 최근 당내 다수 의원들이 속한 ‘더좋은미래’ 모임에서 원내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홍 의원은 14일 기자와 통화하며 “출마를 공식화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당이 어려울 때 통합해서 총선을 승리할 수 있는 원내 지도부를 만들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윤관석 의원(3선)도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최종적인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틈틈이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광온·이원욱 의원(3선)도 원내대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지난해 말과 올해 초부터 의원들을 만나고 있다. 두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후보군에 올랐으나 고배를 마셨다. 김두관 의원(재선)도 본격적으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고, 안규백 의원(4선)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상태다. 유력 원내대표 후보군이었던 전해철 의원(3선)은 지난 10일 불출마 뜻을 밝혔다.
이번 선거는 박홍근 원내대표의 임기 종료와 맞물린 예정된 절차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때 30여명의 이탈표가 나온 뒤 친명·비명계 간 갈등 양상이 전보다 뚜렷해지면서 그 의미가 더욱 커졌다. 이탈표 이후 친명계는 일부 의원들이 단일대오를 벗어난 데 대한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비명계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내년 총선이 불안하다며 지도부에 당직 개편 등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중립지대에 머무는 의원들은 친명·비명 간 분열을 우려하면서도 혁신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새 원내대표 후보들에게는 변화와 통합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과제가 주어진 것이다.
후보들이 계파색을 드러내기 보다 통합과 확장성을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홍익표 의원은 이낙연 대표 때 민주연구원장과 정책위의장을 지냈지만 계파색이 옅고 친명계, 비명계와 모두 거리가 멀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윤관석·김두관 의원 등도 이 대표와 거리가 멀지 않은 ‘범친명계’를 자임하면서 통합의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의원은 이낙연 대표 시절 사무총장, 이낙연 대선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을 지내 친명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재명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을 맡은 경력과 합리적인 성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경기지사 경선 당시 이 대표와 격하게 대립했던 전해철 의원이 출마 의사를 접은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선택해야 하는 의원들의 심경도 복잡하다. 비명계 입장에선 당 혁신을 위해서는 이 대표 체제에 매몰되지 않을 후보가 필요하지만, 그 선택이 당내 분란으로 번질 수 있다. 특정 후보를 내세우거나 지지하지 않은 친명계도 다른 이유로 복잡하다. 지도부 측 관계자는 “비명계는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이 대표 체제를 흔드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고 친명계 후보를 내자니 단일대오를 강요하는 모양새로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무기명 투표로 진행될 원내대표 선거 결과는 당 지도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적으로 볼 수도 있다. 이 대표와 당 지도부에 대한 여론의 평가도 새 원내대표 선거 구도의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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