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죄와 반성에 기초했던
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 일본 방문 앞두고
“조공 목록 작성 정신 팔 때 아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징용) ‘제3자 변제’ 배상안에 대해 “일본의 통절한 사죄와 반성에 기초했던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아니라 ‘김종필-오히라 야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강제징용 배상안에 대해 “대선 공약을 실천한 것”이라고 한 데 대해 “궤변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들은 기가 막히고 피해자들은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본은 (배상안에) 득의양양이다. 일본 외무상은 ‘강제동원 없었다. 배상안은 일본과 무관하다’고 도발했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일본에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 대통령이 말한 미래가 바로 이것인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배상안을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김종필-오히라 야합’에 빗댔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10월 발표된 한·일 공동선언을 뜻하는 말로 일본이 식민지 지배에 대해 ‘통렬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를 문서로 만든 선언이다. 여당은 이번 강제동원 배상안이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단초로 삼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종필-오히라 야합은 1960년대 당시 김종필 중앙정보부장과 오히라 마사요시 일본 외무상 간의 회담 및 메모를 뜻하는데 이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의 단초가 됐다. 한·일청구권 협정 2조 1항의 ‘양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 된다’는 내용을 근거로 일본은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을 부인해 왔다.
이 대표는 “이번 주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다고 한다. 벌써 걱정이 크다”며 “강제동원 배상, 후쿠시마 오염수, 수출 규제 조치까지 바로잡아야 할 현안이 산적하다. 조공 목록 작성에 정신을 팔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본에 군사 협력 관련 백지 수표를 상납한다면 대한민국 앞날에 두고두고 큰 화근이 될 것”이라며 “지금 정부가 어느 나라 정부인지, 어느 나라 미래를 위하고 있는지 국민이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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