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인도 대표로 루지 남자 싱글 경기에 출전하는 시뱌 케샤반이 지난 8일 평창 올림픽 선수촌 입촌식에 참석하며 미소를 띄고 있다. 평창 | AP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인도 대표로 루지 남자 싱글 경기에 출전하는 시뱌 케샤반이 지난 8일 평창 올림픽 선수촌 입촌식에 참석하며 미소를 띄고 있다. 평창 | AP연합뉴스


“평창 루지 코스, 좋은 기록 많이 나올 것 같아요.”

인도의 루지 대표 시바 케샤반(37)이 지난 7일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루지 남자 싱글 첫 공식 연습을 마친 뒤 말했다. 인도는 동계 올림픽 강국과는 거리가 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인도 대표팀 선수는 케샤반을 포함해 2명뿐이다. 하지만 케샤반은 1998 나가노 대회부터 올림픽 6회 연속 출전에 성공한 베테랑이다. 지난해 1월 열린 국제루지연맹(FIL) 아시안 루지 선수권에서도 한국 대표 3명보다 빠른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케샤반은 “코스 얼음도 부드럽고, 루지 경기를 하기에 정말 좋은 트랙”이라며 “이런 트랙 상태에서는 좋은 기록이 많이 나오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몇몇 코너에서 선수들이 실수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썰매종목 최대 난코스로 꼽혀온 9번 커브 외에도 13번·14번 커브 사이 구간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케샤반은 “그 구간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며 “강한 중력을 느끼던 선수들이 이 구간에서 무중력 상태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샤반은 6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대해 “모든 선수들은 올림픽 출전을 꿈꾼다”며 “나 또한 또다시 꿈을 이루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FIL이 저개발국 루지 보급을 위해 1996년 인도에 차린 루지 캠프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루지에 입문했고, 1998년 열일곱의 어린 나이로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어느덧 올림픽 단골 손님이 됐지만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처음 10년간은 자기 썰매가 없어서 남의 썰매를 빌려 탔다. 루지 트랙이 없어 훈련도 히말라야 산맥 자락에 있는 도로 위에서 해야 했다. 훈련 및 대회 출전 비용은 후원을 받아 충당해야 했는데, 2014 소치 올림픽 때는 후원자 5만명의 이름을 유니폼에 새기고 출전했다.

이번 올림픽 진출을 앞두고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올림픽 출전 자격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참가해야 할 국제 대회에 돈이 없어 참가를 못할 뻔 했다. 다행히 직접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돈을 모아 다시 꿈을 이뤘다. 끝내 올림픽 무대를 밟은 케샤반은 “가족들과 친구들, 전 세계 많은 사람들로부터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며 “평창에 찾아와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도 있다. 많은 응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케샤반은 아직 올림픽에서 특출난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2006 토리노 올림픽 때 25위가 최고 성적이다. 하지만 케샤반은 “실수하지 않고, 개인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케샤반의 도전은 10일과 11일, 총 네차례 주행으로 승부를 가르는 루지 남자 싱글 경기에서 펼쳐진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