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지난 12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실시한 라이브배팅 때 타격하고 있다. 두산베어스 제공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지난 12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실시한 라이브배팅 때 타격하고 있다. 두산베어스 제공

일본 오키나와 캠프 초반에는 강속구를 앞세운 젊은 투수들이 팬들을 설레게 했다. 각 팀들이 중반부 실전에 돌입하기 시작하면서 맹타를 휘두르는 새 얼굴들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

삼성은 올해 새로 합류하는 스물아홉 동갑내기 두 ‘미국 유턴파’ 타자들이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기대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하게될 내야수 이학주와 SK에서 트레이드돼온 거포 김동엽이 예사롭지 않다. 김동엽은 지난 14일 한화, 16일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서 모두 멀티안타를 기록했다. 한화전 첫 타석부터 2루타를 터뜨리더니 요미우리를 상대로는 팀의 유일한 득점이 된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학주도 14일 한화전에서 2루타를 신고했고, 25일 다시 만난 한화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삼성은 김동엽이 지난해 부족했던 팀 타선의 장타력을 끌어올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의 팀 홈런은 146개로 9위, 김동엽이 지난해 친 홈런 수(27개)를 여기에 단순히 더하기만 해도 홈런 순위는 5위까지 뛰어오른다. 김동엽을 지명타자로 세워 외야수비부담을 줄이고 장타 생산을 늘릴 계획인데, 일단 삼성이 바라는 바가 연습경기서 펼쳐지고 있다. 삼성은 이학주에겐 미국에서도 인정받은 수비로 센터라인을 든든히 받치는 한편 동갑내기 김상수와 선의의 경쟁을 펼쳐 시너지 효과를 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학주가 2루수, 김상수가 유격수로 각각 선발출장한 한화전에서 김상수가 투런포를 터뜨리며 삼성이 원하던 그림이 그려졌다.

한화의 ‘고졸 신인타자 3인방’의 기세도 꺾일줄을 모른다. 내야수 변우혁과 노시환, 프로 입단 후 외야수로 전향한 유장혁은 25일 삼성전에서 교체 출전해 나란히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상대한 삼성 투수는 같은 신인급 투수가 아닌 임현준·이승현 및 최지광 등 1군 등판 기록이 있는 투수들이었다. 특히 노시환은 한화가 오키나와에서 치른 6번의 연습경기 중 5경기에서 안타를 생산해냈다. 출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유장혁도 지난 21일 주니치 2군을 상대로 멀티안타를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신인들이 실전에서도 비슷한 성적을 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연습경기에서 활약하는 젊은 타자들은 팀의 베테랑들을 긴장시키며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 캠프 휴식일에도 몸만들기에 열중했던 송광민과 김태균은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신인들이 맹타를 휘두르자 자극 받은듯 25일 삼성전에서 나란히 멀티 안타를 뽑아냈다. 한용덕 한화 감독도 모처럼만에 선발출장한 베테랑들과 중후반부 등장한 신진급 타자들이 고루 폭발한 광경을 보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의 새 외국인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도 지난 23일 일본 미야자키 첫 실전경기에서 안타를 신고하며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날 오릭스와의 연습경기에서 4번·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한 페르난데스는 2회초 지난해 일본 퍼시픽리그 평균자책 10위였던 선발투수 야마오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좌전안타를 뽑아냈다. 아직 장타까지 만들지는 못했지만 김재환·최주환 등 중·장거리 타자들이 여럿 포진한 두산 입장에서는 페르난데스가 지난해 두산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들 이상의 활약만 해줘도 우승 재도전이 수월해진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