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감독이 지난 20일 호주 질롱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 막바지 선수단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두산베어스 제공

 

가능성을 보인 자원들이 조금씩 눈에 띈다. 이제는 이들이 가능성을 얼마나 실전에서 실력으로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KBO리그 디펜딩 챔피언 두산의 1차 스프링캠프 화두는 자원 발굴이었다. 팀 주축들이 이제 전성기에 다다랐거나 전성기를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의 백업 자리부터 팀의 미래까지 책임져야 할 얼굴들이 필요했다. 주축 선수들이 곧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 김태형 두산 감독이 3년간의 ‘재계약 3기’ 첫 해를 맞았다는 점에서 이번 스프링캠프에 특히 두산의 미래자원 발굴에 관심이 쏠렸다.

호주 질롱에서 열렸던 1차 캠프에서 몇 선수들이 이름을 알렸다. 투수 중에는 박신지(21)와 박종기(25), 김민규(21), 야수 중에는 재일교포 출신의 중고 신인 안권수(27)가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3일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 현장으로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신지는 그래도 1군에서 경험이 상대적으로 있는 편이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안권수도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공-수-주에서 1군에서 통할 기량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규는 호주 대표팀과의 평가전과 자체 라이브피칭 등을 바탕으로 뽑은 1차 캠프 투수 최우수선수(MVP)로 꼽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 출국 전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인천공항 윤승민 기자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아직 실전을 한 경기 치렀다. 선수들의 기용을 판단하려면 캠프를 끝까지 봐야 한다”고 했다. 여느 팀처럼 두산도 2차 캠프에서 본격적인 실전 모드에 돌입하는데, 이 때 좋은 모습을 보이는 투수가 1군 자리싸움에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밖에 없다. 두산은 1차 캠프에서 연습경기를 단 한차례 밖에 치르지 못했다. 호주 대표팀과 두 차례 연습경기를 갖기로 계획했는데, 이 중 한 경기는 비 때문에 취소됐다.

미야자키에서는 일본 프로 및 실업팀과의 연습경기 및 자체 청백전으로 실전을 치른다. 2주 정도의 캠프 기간 동안 최대 8경기를 치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장 오는 25일부터 일본 팀과의 친선대회인 ‘구춘대회’ 경기를 사흘 연달아 치른다.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실전에서 통할 수 있는 옥석을 가려내는 장이 열린다.

김태형 감독은 “1차 캠프는 몸 만들기 단계의 연장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전투 시작’”이라며 “감독과 코치들도 본격적으로 고민을 시작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 투수들을 향해 “실전에서 ‘얼마나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느냐, 안타를 맞더라도 타자와 4~5구 안에 승부를 볼 수 있느냐’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백업 야수들을 향한 메시지도 함꼐 던졌다. 두산은 무릎 부상을 당한 오재원 외에도 신성현, 백동훈 등 1군에서 몇차례 선을 보였던 야수들을 2차 캠프 명단에서 뺐다. 김 감독은 “몇 벽업 선수들은 몇년째 달라진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2군 캠프에서 더 많은 경기를 뛰도록 했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인천공항|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