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1일][단독]가계부채 해결·부동산 활성화 '두마리 토끼잡기'…박근혜 경제정책 엇박자 누구 탓인가 했더니
사회는 이랬다/[박근혜·최순실 게이트] 2017. 3. 6. 17:52최순실씨(61·구속 기소)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2012년 18대 대선 당시 “가계부채 해결과 거래 부동산 활성화를 강조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활성화는 당선 후 박근혜 정부가 주요 경제과제로 강조한 주제이기도 하다. 최순실씨의 강조점이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 기조에도 반영된 셈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서 압수한 녹음파일 중 2012년 12월 대선 TV 토론을 앞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게 최순실씨가 “15년 동안 국회의원을 했고 2번이나 당을 살린 점, 가계부채 해결,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강조하라”는 취지로 조언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실제 박 대통령은 당시 TV 토론과 선거 유세 현장에서 가계부채와 부동산 활성화에 대해 강조하며 언급했다. 특검은 이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최씨가 대통령의 선거 대응 전략 수립에 깊이 관여했다고 결론내렸다.
최씨가 강조했던 가계부채와 부동산 거래 활성화는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에도 주요 과제가 됐다. 박 대통령 집권을 앞두고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됐고 가계부채 문제도 심각했기 때문에 두 사안은 당면한 해결과제이기도 했다. 집권 초기에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골자로 한 각종 규제완화 대책들이 발표됐고, 가계부채 관리방안도 집권기간 수차례 나왔다.
문제는 두 정책이 서로 상호충돌했다는 것이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는 주택 실수요자들의 주택담보대출 등 부채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저금리까지 겹쳐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고 서민과 중산층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집을 사야하는 상황까지 내몰렸지만 정부의 경제 정책은 ‘빚내서 집사라’는 말로 요약될 정도로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반면 가계부채 총액은 박근혜 정부하에서 1000조, 1100조, 1200조, 1300조원을 잇달아 돌파했다.
정책의 혼선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나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주택 구매를 부추기는 기조가 유지된 반면,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도 가계부채 심각성 문제를 역설해온 것이다. 지난해 발표된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은 양 측의 혼선 속에 시장에 잘못된 사인을 낸 예로 꼽힌다. 향후 주택 공급량을 줄여 대출을 줄이겠다는 방안이 정책 골자로 나오면서 주택 공급 축소를 예상하는 심리 때문에 주택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이런 정책기조도 최씨의 의도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 등이 입수한 최순실씨의 태블릿PC에서는 ‘가계부채’라는 제목의 문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관가를 중심으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서 이름이 붙은 ‘초이노믹스’가 사실은 최순실씨의 성에서 따온 것이 아니냐는 웃지못할 농담이 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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