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가장 기쁜 설 선물을 받은 사람은 아마 저일거에요.”
스키점프 국가대표 최흥철(37·하이원)은 설 당일인 지난 16일 아침 2018 평창 동계올림픽 AD카드를 발급받았다고 했다. 올림픽에서 선수로 뛰어도 좋다는 허가였다. 좌절됐다고 생각했던 최흥철의 올림픽 연속 출전 기록이 그 순간 다시 쓰였다.
최흥철은 당초 올림픽 엔트리에 포함돼있지 않았다. 한국이 가진 쿼터는 2장. 함께 올림픽 출전 기록을 세워가던 최서우(36)와 김현기(35)에게만 돌아갔다. 그러나 대한스키협회와 국제스키연맹(FIS)의 제안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받아들이면서 대회 사흘 전에 엔트리가 2명 늘었다. 그렇게 최흥철도 최서우·김현기와 함께 ‘동계올림픽 6회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받은 AD카드는 선수촌에 입촌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소속팀인 하이원스키단의 숙소에서 ‘혼밥’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기쁨은 컸다. 최흥철은 “선수들과는 많은 얘기는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최서우·김현기와는 이미 따로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잘 아는 사이다.
급히 합류한 것 치고 최흥철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83.3점으로, 노르딕복합 출전 선수인 박제언(25)과 스키점프개인 종목에 출전한 김현기보다도 높았다. 그런데도 “성적이 더 잘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점프 훈련을 못한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다음 올림픽에 대한 포부도 벌써 내비쳤다. 최서우·김현기도 2022 베이징 올림픽에 도전하겠다고 했던 터였다. 최흥철은 “제가 스키점프를 하는 건, (좋은 결과가) 잡힐 듯 하기 때문”이라며 “몸관리를 잘한다면 스키점프는 나이와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종목”이라고 했다.
최흥철은 그러면서 홈에서 하는 올림픽에 초청하지 못했던 가족들을, 자신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때 초청할 것이라고 했다. 최흥철은 “다음 올림픽에서 메달이 됐든, 톱 10이 됐든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보다 컨디션이 좋은 아들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부모님께 차릴 수 있는 예의”라고도 했다. 영화 <국가대표>는 극적인 장면과 함께 끝나지만, 최흥철의 선수 생활은 극적인 올림픽 출전 이후에도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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