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후보로도 꼽혔던 남자배구 한국전력 레프트 구본승(23)이 돌연 선수생활 은퇴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선수와 구단은 ‘단체생활 부적응’을 이유로 들었다.
구본승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 계정에 “배구를 안하기로 마음먹었다”는 내용이 담긴 글을 썼다. 구본승은 “작년 10월에 입단해 지금까지 저를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내가 이 정도로 사랑을 받을 사람인가 실감이 안났다”면서도 “배구는 단체생활·단체운동인데 어렸을 때부터 적응을 잘 못했다. 쌓아온 것들을 저버리고 싶을만큼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회는 하지 않고, 잠시 떠나고 ‘생각하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배구선수가 아니더라도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전력 구단에 따르면 구본승은 지난달 28일 구단 숙소를 몰래 빠져나오는 일탈행동을 했다. 무단 이탈은 처음이었으나 그전에도 팀 훈련 도중 수차례 돌출행동을 했고, 숙소까지 무단이탈하자 구단은 구본승에게 구단 자체적으로 ‘근신’ 징계를 내렸다. 근신 기간은 이번 시즌 종료 때까지로, 구본승이 여러차례 팀워크를 저해했다는 판단 아래 남은 시즌 기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시즌 전 선수들과 합의한 원칙에 따라 징계수위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승의 글은 구단으로부터 징계를 통보받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올라왔다.
구본승은 올 시즌을 앞두고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 지명돼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고, 19경기·56세트에 출전하는 등 기회를 얻어 남자부 신인왕 후보로도 떠올랐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 “단체생활에 적응을 못했다”고 것처럼 잇단 돌출행동을 벌였고, 징계를 받자 ‘은퇴 의사’가 담긴 글을 올렸다. 입장 표명마저도 ‘돌출 행동’으로 보이게끔 했다. 글로 남겼던 것처럼 구본승은 학생 선수 시절에도 단체생활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한편으로는 재능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 선수 생활을 계속해왔고 드래프트 하위 라운드에서 프로 지명까지 받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오후 한국전력 관계자는 “구본승과 연락을 시도하고 있으나 닿지 않고 있다. 아직 선수의 의사를 직접적으로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구단은 선수의 정확한 의사를 전해들은 뒤에 향후 처분을 정할 방침이다. 다만 구본승이 이미 돌출행동을 반복했던 터라 원소속팀 복귀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구본승의 선수생활 복귀는 불분명하지만, 한국전력이 또다른 악재를 만났다는 점은 분명하다. 남자배구 7개 구단 중 최하위인 한국전력은 4라운드 마지막 경기와 5라운드 첫 경기를 6위 KB손해보험과 치렀으나 2연패를 당하며 탈꼴찌 싸움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올 시즌에는 최소한으로 채워야 하는 연봉총액(최대 상한의 60%)을 채우지 못해 규정을 위반하며 구설을 낳기도 했던 와중에, 재능을 인정받았던 신인 선수가 돌출행동을 벌여 시즌을 험난하게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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