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낙성대로 축구전용구장에 지난 15일 개장식이 열리기 전 시민들이 자리하고 있다. 윤승민 기자

 

“관악구에는 서울 다른 구보다 많은 18개 조기축구회가 있지만 축구장은 많지 않아 불편했습니다. 성인들뿐 아니라 초등·중학생들이 축구를 할 공간이 늘어 기쁩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유소년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박상원씨는 지난 15일 관악구 낙성대로에 들어선 ‘낙성대 축구전용구장’ 개장식에서 만나 이렇게 말했다. 다른 체육 행사가 아닌 축구 경기만 할 수 있게 계획된 축구전용구장을 보며 축구를 좋아하는 지역 주민들은 숙원사업을 이룬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기대를 반영하듯 개장식에는 박준희 관악구청장과 지역구 국회의원 및 서울시의원, 관악구의원 등 정치인들이 여럿 자리했다. 배우 이덕화·최수종씨 등이 속한 연예인 축구단 ‘일레븐’도 개장식을 찾았다. 일레븐은 개장식 직후 관악구축구협회, 관악구청 축구동호회 등과 친선경기를 5번이나 진행했다.

관악구에는 구민운동장 2곳이 축구 경기를 할 수 있게 개방돼 있었지만, 추첨 경쟁률이 5대1에 달할 정도로 치열했다. 관악구는 민선 구청장 8기 임기가 시작된 2022년 9월 축구전용구장 기본설계용역을 시작했고, 약 2년 반 만에 축구전용구장 문을 열었다.

낙성대로를 사이에 두고 낙성대공원 등을 마주하는 축구전용구장 부지는 원래 무허가 건물과 쓰레기 등이 오랫동안 방치된 곳이었다. 관악구는 90m×48m 규모의 인조잔디 그라운드 1면과 샤워장, 화장실, 주차장 등을 갖춘 축구전용구장을 조성했다.

서울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른 축구장과 다르게 그라운드 주변에 조깅이나 육상을 위한 트랙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서울시나 자치구가 시설공단에게 운영을 맡기는 대다수 체육시설과 달리 시설 운영을 관악구체육회가 직접 한다는 점도 다르다. 김동윤 관악구축구협회장은 “시설공단 등에서 축구장을 운영하면 수익을 내기 위해 축구 외의 행사를 많이 개최할 수밖에 없고 그라운드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관악구가 비용을 일부 지원·보전하기로 하면서, 수익과 상관 없이 성인 축구팀뿐 아니라 유소년 축구단도 구장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생활 체육을 활성화하고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증진하겠다는 목표 아래 여러 시설들을 세워왔다. 관악구는 관악산 입구에서부터 도림천을 따라 산책로, 맨발 황톳길 등을 만들어왔다. 관악산 자락에 특화공원 3곳을 추가로 조성하고 난곡지구에는 자연 지형을 이용한 9개 홀 규모 산지형 파크골프장을 만들 계획이다.

박준희 구청장은 “구민들이 여가를 향유하고 생활 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낙성대를 새로운 랜드마크로,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스포츠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왼쪽에서 다섯번째)과 배우 이덕화(여섯번째)·최수종씨(일곱번째) 등이 지난 15일 서울 관악구 낙성대 축구전용구장 개장식에서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관악구 제공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