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5일]법원, CGV와 롯데시네마에 물린 공정위 과징금 '모두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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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 배급사의 영화에게 유리하도록 상영관을 배분했다며 CGV와 롯데시네마에 물린 총 55억여원의 과징금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동원 부장판사)는 CJ CGV 주식회사와 롯데시네마 운영사인 롯데쇼핑 주식회사가 공정위 과징금 처분이 부당하다며 낸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5일 밝혔다.

공정위는 2010년 9월부터 2014년 4월까지 CGV가 계열 배급사인 CJ E&M의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25편을 상영할 때 상영횟수, 상영관 규모, 영화관 현장 마케팅을 다른 배급사의 영화에 비해 유리하게 취급한 것이 불공정 행위라고 판단했다. 2011년 1월부터 2014년 3월까지는 배급사와 상의 없이 CGV 상영관에서 인근 상권과 연계한 할인권 발급 행사를 170회 벌였고, 총 8400만원을 할인해주면서 배급사에게 손해를 끼친 점도 부당한 불이익 제공행위로 봤다.

롯데시네마에는 2011년 1월부터 2014년 4월까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아닌 다른 배급사 영화 79편에 대해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 영화보다 적은 상영회차와 상영관을 배정한 점과, 2013년 8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외 배급사 영화의 영화전단 등을 상대적으로 나쁜 위치에 배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롯데시네마도 2010년 1월~2014년 3월 배급사와 협의 없이 상영관 자체 할인권을 225억원 상당 발행했다. 공정위는 2015년 4월 CGV에 과징금 31억7700만원을, 롯데쇼핑에 23억670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문제삼은 행위가 “공정거래를 저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계열 배급사에 유리한 영화 상영에 대해서는 “상영업자마다 중시하는 흥행성 예측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 있으므로 계열 배급사에 현저하게 유리한 대우를 했다고 판단하기 부당하다”며 “계열사 영화에 대한 차별행위가 일부 존재해도 차별 정도가 현저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배급사와 협의 없이 할인권을 발행한데 대해서는 “할인권 발행으로 매출이 증대되면 관객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배급사에게도 이익이 된다”며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공정위는 과징금 처분 당시 “수직계열화된 영화대기업에 제재를 내린 최초의 사례”라고 의미 부여하며, 그해 말 해당 사건을 맡았던 직원들을 ‘2015년 올해의 공정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판결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파악되는대로 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배급사와 영화관의 수직계열화가 문제가 됐고 계열분리로 결론난 적이 있다. 법원과 공정위가 본 불공정 행위의 기준에 대해 법정에서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