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하는 영상을 조선중앙TV가 9일 방송했다.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 뒤의 딸 김주애 집중 조명하는 카메라 장면.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군인지원 공로자들인 ‘원군미풍 열성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강력한 국방이 없이 강국건설을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절감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열성자들에게 “원군이 제일가는 애국임을 잘 알고 있기에 모든 것이 어려운 속에서도 자식들을 모두 방선초소에 세우고 조국수호의 전호를 군인들과 함께 지킨다는 숭고한 자각으로 원군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고 말했다. 원군미풍 열성자들은 군인 지원사업에 열심히 참여해온 주민들을 뜻한다. 이들은 최근 인민군 창건 75돌 경축 행사에 특별대표로 초대된 뒤 평양에 머물러 왔다.

 

김 위원장은 “우리 혁명무력의 승승장구의 보무마다에는 당의 강군건설로선과 군사중시정책을 절대의 진리로, 삶의 제일가는 요구로 받아들이고 부국강병의 대업실현에 밑거름이 되여준 진정한 애국자들의 값높은 공헌과 수고가 진하게 슴배여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승을 안아온 시련보다 장장 70년간 전승을 지켜온 시련이 더 값비싼 것”이라며 “국가의 절대적 힘을 백방으로 다지는 장로에 묻어온 이들의 열렬한 충심이 있어 위대한 전승의 70년 력사를 빛내여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원군미풍 열성자들이 앞으로도 군대제일주의 구호를 높이 들고 주체조선 특유의 국풍인 원군기풍을 더욱 승화시켜나가는데서 애국자의 전형으로서의 참된 삶을 변함없이 이어가리라는 기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원군미풍 열성자들은 지난 8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특별대표로 초청돼 별도로 마련된 초대석에서 행사를 관람했다. 이어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비롯해 김일성이 태어난 곳으로 알려진 만경대고향집, 조선혁명박물관, 대성산혁명열사릉 등도 방문했다.

 

북한은 핵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팽팽히 대치하던 2002년 11월 처음으로 ‘원군미풍 열성자 대회’를 열어 ‘군민(軍民) 일치단결’을 호소한 바 있다. 이후 원군미풍 열성자들의 노고를 칭송하는 보도는 종종 있었지만, 이들을 열병식에 별도로 초청했다는 관영매체 보도가 나온 것은 올해 건군절 행사가 처음이다. 북한이 경제난 속에도 국방부문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을 정당화하고 이에 대한 주민의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