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언니에 0.165초 늦어 올림픽 못 나간 동생…동생이 포기 않도록 응원
루지는 ‘형제’의 종목이다. 최근 세 차례 동계올림픽에서 더블(2인승) 부문 연속 ‘형제조’가 메달을 땄다. 오스트리아의 안드레아스·볼프강 링거 형제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부터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라트비아의 주리스·안드리스 식스 형제도 2010 밴쿠버 올림픽 은메달, 2014 소치 올림픽 동메달을 따 링거 형제와 나란히 시상대에 섰다.
형제들이 선전하는 것은 루지가 봅슬레이·스켈레톤 같은 다른 썰매 종목보다 더욱 세밀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등을 아래로 댄 채 누워 코스를 미끄러지는 루지는 몸통으로 중심을 잡고, 다리로는 쿠펜이라는 조종장치를 움직여 방향을 바꾼다. 별도의 장치 없이 몸으로 중심을 잡고 방향을 바꾸는 스켈레톤과는 다르다. 싱글(1인승)이면 한 사람이 모두 하지만, 더블에서는 한 사람이 중심을 잡고 한 사람이 방향을 맞추는 식으로 역할을 나눈다. 그만큼 둘의 호흡이 중요하고, 오랜 시간 살아온 형제에게 유리하다.
미국에서는 자매 루지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 기록을 세웠다. 앞서 소개한 형제들과는 다르다. 언니와 함께 올림픽에 출전하려던 여동생 에밀리 스위니(24)가 ‘2전3기’ 끝에 언니 메건 스위니(30)의 뒤를 이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다.
두 자매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 미국 여자 싱글 대표 마지막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그러나 막판 두 대회 기록이 0.165초 빨랐던 언니 메건만 대표로 선발됐다. 에밀리는 당시 “우리가 함께 올림픽에 나설 수 없어서 너무 아쉽지만, 우리 자매는 어떤 방법으로든 서로를 지지할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에밀리는 언니에 이어 곧 대표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14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손목 부상을 당해 거의 1년을 쉬었다. 에밀리는 “참담한 순간이었다”며 선수생활에 대한 열정을 잃어갔다고 했다.
하지만 미 육군 하사 신분인 에밀리는 군에서 수개월간 재활을 거쳐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달 말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루지연맹(FIL) 월드컵 대회에서 8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둘은 같은 썰매를 타지 않았지만, 마치 한몸인 것처럼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해왔다. 최근 AP통신은 이런 둘의 이야기와 함께 동생을 향한 언니 메건의 응원을 전했다. “(동생이) 정말 잘 견뎌내지 않았나요? 목표를 통해 열심히 달렸던 덕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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