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또다시 ‘의외의 한 수’를 둘까. 예상과 다른 자유계약선수(FA) 보상선수를 선택해왔던 두산이 김현수의 반대급부로 LG에서 어떤 선수를 선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의 보상선수 선택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2009시즌을 앞두고 데려온 이원석이었다. 두산의 프랜차이즈로 남을 것만 같았던 홍성흔이 롯데로 FA 이적한 것도 놀라웠지만, 두산이 이원석을 선택한 것 역시 의외였다. 두산에 이미 젊은 내야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 두산엔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고영민이 주전을 꿰찼고, 최주환, 김재호, 오재원 등이 내야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다. 신인 드래프트로 청소년대표 내야수 허경민까지 뽑은 상태였다. 때문에 롯데가 역할이 겹치는 이원석을 보상선수로 묶지 않았다가, 두산의 선택에 허를 찔렸다는 분석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가능성 있는 내야자원’ 정도로 평가받았던 이원석은 이적 후 첫 시즌에 타율 2할9푼8리, 9홈런 53타점을 기록하며 확연히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이후 두산에서 2할중반대 타율에 10개 안팎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 주포지션 3루뿐 아니라 내야 전 포지션을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롯데는 홍성흔이 중심타선에서 맹타를 휘둘러 투자 대비 나쁘지 않은 성과를 얻었다. 다만 유망주에서 한 단계 성장한 이원석을 놓친 것은 아쉬울법 했다.
이원석만큼의 성과를 거둔 보상선수가 두산에는 없었다. 다만 이원석만큼 의외의 선택은 더 있었다. 2016시즌 후 그 이원석이 삼성과 FA 계약을 맺은 뒤, 두산은 삼성에서 보상선수로 포수 이흥련을 데려왔다. 삼성은 진갑용 은퇴 이후 이지영과 이흥련에게 주로 번갈아 포수 마스크를 씌웠다. 기대만큼의 성적은 아니었지만 삼성은 이흥련을 경찰로 보내 후일을 기약한 상태였다.
당장 다음 시즌에 투입할 수 없는 입대 예정 선수를 FA 보상선수로 데려온 경우는 이흥련 이전에도 있었다. 다만 ‘포수 왕국’으로 부러움을 산 두산이 또 포수를 데려온 점은 의외였다. 두산 안방은 부동의 주전 양의지와 박세혁, 최재훈 등 준수한 백업이 지키고 있었다. 여기에 삼성의 주전급 백업 포수를 더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두산이 2017시즌 도중 최재훈을 한화로 보내고, 이번 오프시즌에 삼성이 백업이 아닌 주전 자리를 강민호로 메꾸면서 교통정리가 됐다. 두산은 2018시즌 이후 양의지가 FA 자격을 얻는 가운데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
두산은 이번 오프시즌에도 의외의 선택을 했다. 롯데로 떠난 FA 민병헌의 보상선수로 우타 외야수 백민기를 지명했다. 이원석·이흥련처럼 ‘포지션이 중복돼 데려가지 않을 것 같은 선수’는 아니었다. 이름이 생소하고 베일에 싸여있어 의외의 선택으로 불렸다. 롯데 출신 코칭스태프들이 백민기가 거포로 성장할 가능성을 봤다는 것 외엔 알려진 바가 없다.
롯데가 두산의 의중을 파악해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짰을 수도 있다. 그래서 LG가 두산에 보낸 보호선수 명단이 관건일듯 하다. LG는 2차 드래프트 당시 보호선수 40명 안에 손주인(삼성)·이병규(롯데)를 넣지 않아 다른 팀으로 보냈다. 그래서 20인 명단을 젊은 선수 위주로 꾸렸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두산은 크리스마스부터 이 틈새를 노릴 한 수를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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