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 서부에 있는 로스앤젤레스와 동부에 위치한 토론토 사이의 직선거리는 약 3500㎞, 시차만 3시간에 달한다. 류현진(32·토론토)은 그만큼 크게 달라진 환경에서 내년 시즌을 치르게 됐다. 여기에 김광현의 합류까지 겹쳐 내년 시즌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지형도 역시 변화를 맞게 됐다.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인 LA 다저스를 떠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토론토 유니폼을 입으면서, 2020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내셔널리그 소속으로 뛰는 게 확정된 한국 선수는 23일 현재로서는 김광현(31·세인트루이스)이 유일하게 됐다. 김광현은 지난 18일 세인트루이스와 2년 최대 총액 1100만달러에 계약했다. 김광현은 이달 시상식에서 기자들에게 “(류)현진이 형과 같은 팀에서 뛰고 싶다. 많이 배우고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팀인 세인트루이스에 뛰게 되면서 류현진과 맞대결할 가능성은 보다 줄었다. “스프링캠프 장소라도 같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다행히 이뤄지게 됐다. 세인트루이스와 토론토는 모두 애리조나가 아닌 플로리다에 캠프를 차린다.
류현진은 대신 투·타 맞대결을 전보다 자주 벌이게 됐다. 추신수(37)의 소속팀 텍사스와 최지만(28)이 뛰는 탬파베이는 모두 아메리칸리그 팀이다. 그동안 리그가 달라서 자주 볼 수 없었던 류현진과 추신수, 류현진과 최지만과의 맞대결은 모두 허투루 치를 수 없는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과 최지만은 각자 소속팀이 모두 동부지구에 나란히 속해있기 때문에 자주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는 같은 지구 팀들간의 맞대결을 많이 배치하고, 특히 지구 순위 및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가려지는 시즌 막바지에 맞대결을 편성한다. 두 선수의 승부가 각자 소속팀의 자존심을 건 승부처가 될 수도 있다. 최지만과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 선후배이기도 하다. 관건은 올해도 좌투수 상대로 선발 명단에서 빠지곤 했던 좌타자 최지만이 얼마나 기회를 얻느냐다. 최지만의 올해 좌투수 상대 타율은 0.210으로 우타자 상대(0.274) 때와 차이가 컸다.
추신수의 텍사스는 서부지구 소속이긴 하지만, 토론토와 묘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2015년 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만난 두 팀은 5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이 때 두 팀간의 신경전이 극에 달했다. 5차전 당시 토론토의 호세 바티스타가 결승 홈런을 친 뒤 ‘배트 플립’을 했고, 이듬해 바티스타와 텍사스 2루수 루그네드 오도어가 그라운드에서 주먹을 주고 받아 두 팀은 공인 라이벌이 됐다. 텍사스는 한국인 선수 추신수의 존재 때문에 류현진의 또 다른 유력 행선지로도 꼽혔다. 이제 두 선수는 라이벌 팀의 일원으로 맞붙게 됐다.
류현진의 토론토 이적은 한편으로 또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 김광현의 세인트루이스와 류현진의 토론토는 모두 오승환(37·삼성)이 거쳐갔던 팀이었다. 오승환은 2016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뒤 두 시즌을 뛰고 FA 자격을 얻어 2018년 토론토로 이적했다. 토론토에서는 반 시즌만 뛰고 여름에 콜로라도로 팀을 옮기긴 했지만, 김광현과 류현진 모두 팀 적응을 위해서는 오승환에게 묻게될 것이 많을 것 같다.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진행중인 김재환(31), 미국에 남아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리는 강정호(32)가 새 보금자리를 찾는다면 코리안 빅리거들의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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