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대전 삼성화재와 안산 OK저축은행의 2017~20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경기 3세트. OK저축은행의 송희채가 공격을 성공시켜 삼성화재를 11-10으로 추격하던 상황에서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송희채의 공격이 네번째 터치가 아니었냐는 것이다.
쟁점은 공격 성공 직전 상황이었다. 삼성화재 황동일이 상대 코트로 넘긴 공이 네트 앞에서 뛰어오르던 송희채의 손에 맞았다. 이것이 디그와 토스를 거쳐 송희채의 오픈 공격으로 연결됐는데, 신진식 감독은 송희채의 수비가 유효 블로킹이 아니어서 OK저축은행이 공을 네 번만에 넘긴 것이라고 봤다.
비디오판독 결과는 ‘판독 불가’. 원심이 유지되자 신진식 감독은 경기감독관·심판감독관에 거칠게 항의했다. 그러나 신 감독의 어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경기 지연’ 때문에 옐로카드를 받았다.
경기 후 신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송희채가 블로킹이라고 볼 만큼 높이 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 감독은 “송희채의 손에 공이 맞았을 때 공은 네트 맨 위 백테보다 아래 있었다”며 “네트 앞에 선 선수의 수비를 모두 블로킹이라고 본다면, 모두 세번이 아니라 네번 만에 공을 넘기면서 경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항의는 왜 거칠었을까. 이미 삼성화재는 두 세트를 먼저 따냈고, 세트 초반이라 승부에 큰 영향을 받을 상황도 아니었다. 삼성화재는 3-0으로 이겼다.
신진식 감독은 “일부러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오심이 나오면 선수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비시즌 때 훈련한 성과를 보여주려고 하는 선수들이 경기 중 오심으로 점수와 흐름을 뺏기면 자신감을 잃는다. 그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지난 19일 수원 한국전력-의정부 KB손해보험 경기에서의 오심을 보며 강한 대응을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두 팀이 1-1로 맞선 채 맞은 3세트 20-20 상황에서 한전 이재목의 캐치볼이 KB손보 양준식의 네트터치보다 먼저 나왔다. 하지만 심판이 네트터치만 인정해 KB손보가 실점했다. 결국 KB손보는 한전에 1-3으로 졌다.
신 감독은 “기사를 보니 (심판 등을) 징계한다던데, 징계를 하기 전에 방지를 했어야 했다”며 오심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오심 피해자였던 대학-실업팀 1년 후배 KB손보 권순찬 감독을 가리켜 “더 대들었어야 하지 않았나”고도 했다.
물론 무턱대고 한 것은 아니었다. 신 감독은 “옐로카드 하나는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우리 팀이 (항의할 당시) 옐로카드를 받지 않았어서 항의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한 경기에 옐로카드 두 장을 받게 되는 팀은 상대팀에게 1점을 추가로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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