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특검 “특수본 수사 끝나면 안돼”…특수본 “마무리 안되면 특검으로”

박영수 특별검사 임명과 함께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특검과 검찰의 엇갈린 속내도 눈에 띈다. 검찰 출신의 박 특검은 기존 검찰 수사와의 연계성을 강조하며 특수본의 충분한 수사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특검 수사 협조 의사를 밝히면서도 규명 안된 민감한 의혹들은 특검 몫으로 넘기려는 분위기다.

박 특검은 임명 첫날인 1일 오후 “특검 내 수사기록 검토팀을 우선 짠 뒤 검찰을 만나겠다고 특수본부장과 통화했다”며 “빠른 시일 내로 검찰과 접촉하면서 (특검) 수사방향을 잡겠다”고 말했다.

그는 임명 발표 직후인 지난달 30일 “검찰 수사가 끝나면 안된다. 수사라는 게 리듬이 있다”며 “수사라는 게 이첩이라는 기능이 있어 연속성이 무너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던 검찰과의 공조를 강조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검찰이 보다 철저히 수사를 마무리한 뒤 충분한 자료를 인계하길 바라는 바람도 담겨 있다. 박 특검은 대검 중앙수사부장, 서울고검장 등 검찰 요직을 거치며 검찰의 생리를 잘 꿰고 있다. 

검찰도 이날 “특검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민감한 수사를 특검에 넘기려는 의도도 보인다. 검찰은 최순실씨(60·구속기소)의 조카 장시호씨(37),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5),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60) 등 주요 피의자들을 오는 8일 일괄 기소할 방침이다. 반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49),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7)과 재벌기업들의 뇌물 혐의 등은 특별한 기한을 밝히지 않고 “수사하다 마무리 안되면 특검에 넘기겠다”고만 했다. 

그럼에도 검찰이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하는 것은 오는 5일 국회 국정조사 때 김수남 검찰총장이 출석하지 않을 명분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