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시리즈 ‘재혼 황후’ 공개
원작 글로벌 조회수 29억회 ‘초흥행작’
한국 배우들이 서양 이름·복식 그대로
화려한 캐스팅에 체코 등 해외 촬영도
복합적 캐릭터·권모술수 등 ‘포인트’

‘원작 웹소설 다운로드 1억6000만건, 웹툰 글로벌 누적 조회수 29억7000만회(올해 7월 기준).’ 3일 처음 공개된 디즈니+ 시리즈 <재혼 황후>의 원작이 거둔 화려한 성적표다. 원작의 인기를 바탕으로 <재혼 황후>는 국내에선 영상화가 드물었던 ‘서양풍 로맨스 판타지’를 실사화하는 모험을 택했다. ‘K로맨스 판타지’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주류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재혼 황후>는 가상의 국가 동대제국의 황제 ‘소비에슈’가 도망 노예 ‘라스타’를 ‘정부’(情婦)로 들이며 시작된다. 마음 상한 황후 ‘나비에’는 이혼을 요구하고 이웃 나라 서왕국의 왕자 ‘하인리’와의 재혼을 택한다. 등장인물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주 배경은 서양의 왕실이다. 여기에 새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하인리, 괴수 등 판타지 요소도 담겼다.

디즈니+ 시리즈 <재혼 황후>는 이런 설정을 그대로 실사화했다. 한국인 배우들이 서양식 복장을 하고 서로를 서양식 이름으로 부르며 한국어를 쓰는 장면이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간 국내에서 <재혼 황후>와 같은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웹소설·웹툰의 실사화는 드물었다. 서양의 복식과 예법, 마법이 등장하는 판타지 요소 등이 웹소설 독자가 아닌 일반 대중에겐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양식 세계관을 실감나게 표현하려면 화려한 서양식 왕실을 꾸며야 하는데, 적잖은 제작비도 장애물이었다.
디즈니+는 웹소설·웹툰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재혼황후>의 실사화에 도전했다. 웹툰은 아시아 뿐 아니라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으로 번역되며 해외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그만큼 실사화에 대한 기대도 컸다. 신민아, 주지훈, 이종석 등 정상급 배우들을 캐스팅했고, 16개국을 답사한 끝에 독일 슐라이스하임 궁전, 체코의 정원 등을 촬영지로 선택하는 등 공을 들였다. 국내에는 화려한 서양식 궁전을 재현한 초대형 세트를 지었다.

주지훈은 3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세계관을 말로 설명하지 않고도, 눈으로 보기만 해도 설득력 있는 화면이 나올 수 있게 미술, 장소 섭외 등에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공개된 1~4화에서는 주인공 캐릭터들이 복합적인 면모를 보이며 앞으로의 전개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나비에’(신민아)는 왕실 예산 집행에도 관여하는 유능한 원칙주의자이지만, ‘라스타’(이세영)의 출신 성분을 문제 삼는 등 계급 질서에 충실하다. ‘소비에슈’(주지훈)는 신분을 이유로 라스타를 냉대하는 나비에를 나무라며,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노예 생활 중 도망쳤던 라스타는 나비에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언니’라고 불러도 되죠”라고 당돌하게 묻는다. 라스타는 “친해지고 싶어서 그랬다”며 순수한 면모를 보이지만, 황후와 동등한 자리에 오르려는 마음을 슬며시 드러낸다.

라스타가 황제의 정부가 되는 과정에서 왕실 가족의 권모술수도 드러난다. 나비에가 옆 나라 왕자 ‘하인리’(이종석)와 이어지는 원작에 따르면 전쟁이나 외교 같은 요소도 극 전개에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야기를 웹소설 매니아가 아닌 대중들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풀어내느냐가 <재혼 황후>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재혼 황후> 1~3화가 상영관에서 첫 선을 보였다.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되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배우들의 연기와 미술, 의상 등에 대해 호평하며 한국판 <브리저튼> 같다는 반응이 나온 한편 <신비한TV 서프라이즈> 같은 재연 프로그램을 연상시킨다는 평도 나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재혼 황후>가 성공하면, 웹소설 분야에서 주류 장르가 된 로맨스 판타지의 실사화도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웹소설·웹툰 팬들에게 익숙한 자극적인 설정이나 요소를, 시리즈를 보는 대중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사실적으로 연출해내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10부작인 디즈니+ 시리즈 <재혼 황후>는 3일 1~4화를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2부씩 차례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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