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청소년연대 소속 학생·교사·활동가 인터뷰
“청소년이 인권을 보호받으려면 청소년들의 의견이 정치적으로 반영돼야 합니다. 우리가 청소년 인권법 제정과 참정권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이유입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청소년연대) 소속 이은선양(17·울산 강남고 3학년), 조영선 교사(40·서울 영등포여고), 공현 활동가(29·활동명)는 19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청소년연대는 촛불집회의 결과로 청소년·교육·인권 등 200여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지난 9월26일 결성됐다.
청소년들은 촛불집회에 참여하며 적폐청산을 비롯한 목소리를 내왔지만 정작 촛불집회로 실현된 지난 5월 조기 대선에서는 투표를 할 수 없었다. 촛불집회 후 청소년 인권이 향상되리란 기대도 컸다고 한다.
그러나 유엔의 ‘아동(만 18세 미만) 권리협약 채택일’인 20일을 앞두고 청소년 인권 향상 여부를 묻자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이들은 말했다. 이양은 “다니고 있는 학교가 지역에서는 ‘그나마 학생회가 자치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데 교칙 중 한 가지를 바꾸는 것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청소년들이 촛불집회를 보며 정치 참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지만 자신의 권리 침해에 대해서는 말을 꺼린다”며 “자신의 주장을 얘기할 때 진학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교 학생회장인 이양은 “올해 여름 복장 관련 교칙 변경을 선생님께 요구했다가 ‘버릇이 없다’는 소리만 들었다”며 “교내 인권 문제가 불거지면 선생님들은 ‘학교의 이미지가 나빠지면 진학에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학생들의 의견 표출을 막는다”고 했다.
청소년연대는 이 때문에 만 18세 등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학대·성폭력·모욕으로 보호할 수 있는 아동·청소년인권법 제정, 체벌과 두발·복장·소지품 검사 등을 막는 학생인권법 제정 등 법 개혁을 주목표로 하고 있다.
조 교사는 청소년 인권조례가 있는데도 인권법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현재는 두발·복장·휴대폰 사용 등을 각 학교 학생-교사-학부모가 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학생에게 많은 자유를 부여하면 ‘이상한 학교’처럼 비춰지게 될까봐 학교들이 변화를 꺼린다”고 했다.
공현 활동가는 “청소년인권법은 근로기준법처럼 학교와 사회가 청소년에게 보장해야 할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경우 교사들이 교칙을 특정 학생에 따라, 혹은 자기 기분에 따라 자의적으로 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상당히 많다”며 “청소년들이 침해받아선 안되는 것들을 교칙보다 더 강한 수준의 법으로 정하면 이를 막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사는 “청소년 참정권은 그간 학생들이 미성숙하다는 사회적 인식에 갇혀서 진행되지 못했다”며 “청소년이 자신의 권리를 직접 주장할 수 있는 주체로 인정받아야 구시대적인 측면이 많은 학교 등에서 민주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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