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출제경향·난이도 어땠나
ㆍ첫 통합국어, 교과서 밖 지문 등 다소 생소한 소재 출제
ㆍ영어는 EBS 간접연계 방식 늘어나 독해 어렵게 느껴져
어려운 모의고사로 ‘예방주사’를 맞았지만 본 시험의 체감 난도는 예상보다 높았다. 수험생들은 낯선 유형과 고난도 문제를 푸느라 애를 먹었다. 상위권의 변별력이 커지고 등급 컷도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첫 시간 국어가 어려워 당락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어, 길~어진 지문
지난해 A·B형으로 치러졌던 국어는 올해부터 ‘통합국어’로 출제됐다. 가장 큰 변화는 지문이 눈에 띄게 길어진 것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수능취재지원단 소속 김용진 동대부속여고 교사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조금 어렵고, 6·9월 모의고사와 비교해서는 비슷한 난이도”라며 “그러나 지문 길이기 늘어나 학생들이 느끼기에는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예년엔 한 지문의 길이가 1500~2000자였으나, 이날 출제된 지문은 2000~2600자까지 늘었다. 김 교사는 “지문이 길어지면 일단 학생들이 파악해야 하는 정보량이 늘어난다”며 “요즘 학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짧은 글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대학에 가서) 전공서적을 읽고 분석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학생들은 시간 부족을 호소했다. 이화여자외고에서 시험을 본 김예원양(18·배화여고)은 “국어 지문이 너무 길어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고 했고, 유지혜양(18·풍문여고)은 “비문학 지문이 길어지고 이해도 안되게 나왔다. 비문학이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다. 여의도고에서 시험을 치른 이유준군(18·장훈고)도 국어 시험 시간이 부족했다고 전했다.
낯선 형태, 소재의 문제도 수험생들의 진땀을 자아냈다. 교과서와 EBS교재에 나오지 않은 김수영 시인의 ‘구름의 파수병’과 박경리 소설가의 <시장과 전장>도 수험생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지문이다. 소설 비평과 고전소설, 현대소설을 한데 묶고 현대시와 희곡을 함께 분석하는 심화형 문제도 등장했다.
메가스터디 남윤곤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반추동물의 소화과정 특징, 보험의 경제학적 원리 등 수험생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소재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통합국어가 되면서 문과생들에겐 다소 생소한 주제가 출제됐다는 것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문·이과 통틀어 국어 영역이 당락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학, 문·이과 모두 고난도 문제
수학은 가·나형 모두 높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수학 가형을 분석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수능취재지원단 소속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올해 문제의 특징은 계산력을 많이 요구한다기보다 한 문제를 구성하면서 여러 개념을 섞어, 각각 하부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았다”며 “하나의 개념이라도 놓치면 문제를 이해하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학 나형을 분석한 유제숙 한영고 교사도 “원리를 단순히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 개념을 바탕으로 사교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출제됐다”며 “상위권의 변별력을 높이는 문제들이 있었고 고난도라 할 수 있는 문제가 지난해 3개에서 올해 4개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가형과 나형의 30번 문제는 여러 수학개념을 복합적으로 활용해야 풀 수 있는 문제로 ‘신유형’에 ‘고난도’가 겹친 가장 어려운 문제로 꼽혔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이종서 소장은 “수학 나형의 경우 언어적 독해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도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난해한 영어 지문
영어도 9월 모의고사 때보다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듣기평가는 평이했으나 독해 문제의 난도가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출제위원단은 영어시험의 EBS 연계율이 73.3%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상교육 이치우 입시평가실장은 “EBS 연계 교재의 지문이 그대로 활용되지 않고 주제나 소재, 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이 활용되는 등 간접연계 방식이 늘어나 학생들이 느끼는 연계 체감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문 내용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만점자 비율과 1등급 컷은 모두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험생들도 대체로 어려웠다는 반응이었다. 서울 여의도고에서 시험을 치른 재수생 이모군은 “전체적으로 ‘불불불불(다 어려웠다)’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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