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이 넘는 역사,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들이 모이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도 감독을 결정할 때 ‘경험’은 중요한 자산으로 여겨진다. 막대한 투자에 비해 포스트시즌 성적이 저조했던 LA 에인절스는 최근 시카고 컵스의 ‘염소의 저주’를 108년만에 깬 통산 1225승 감독 조 매든을 모셔왔다. 역시 투자는 적지 않았으나 지난해까지 월드시리즈 문턱에 다다르지 못했던 워싱턴도 ‘백전노장’ 더스티 베이커를 2016년 감독 자리에 앉혔다.
그 와중에도 메이저리그는 한국에 비해 뚜렷한 변화의 조짐을 먼저 보였다. 메이저리그 코치 경력이 일천한 가운데 감독직에 오르는 ‘초보 감독’들이 점차 늘고 있다. 감독 경력이 없는 인물을 신임 감독으로 선발할 때도 코치로서의 이른바 ‘현장 경험’이 중요한 평가 요인이었으나 ‘초보’로 분류된 감독들이 성과를 내며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당장 올 시즌 후 시카고 컵스 감독이 된 데이비드 로스와 뉴욕 메츠 감독직에 오른 카를로스 벨트란은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선수로 오래도록 뛰었지만 빅리그에서 코칭스태프로 일한 경험은 없다. 지난해에도 뉴욕 양키스는 해설자 출신 애런 분을 감독 자리에 앉혔는데, 분 역시 메이저리그 현장에서 코치로 뛰어본 적이 없다. 시계를 조금 더 되돌리면 2016년 취임한 스캇 서바이스 시애틀 감독, 2015년 취임한 크레이그 카운셀 밀워키 감독도 모두 프런트로 일했을뿐 코치 경험 없이 감독 자리에 앉았다.
커리어 두번째 팀을 맡고 있는 감독들 중에도 코치 경험이 없이 감독일을 시작한 사례가 있다. 캔자스시티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마이크 매시니는 2012~2018년 세인트루이스 감독을 맡았으나, 그 전에 메이저리그 코치를 맡은 적은 없다. 리그 대표 강팀으로 자리한 휴스턴의 A J 힌치 감독도 코치 경험 없이 감독직에 오른 케이스다. 힌치는 2009~2010년 애리조나 감독을 맡았는데, 사임 후 2015년 휴스턴 감독직에 오르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코칭스태프로 일한 적은 없다.
야구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은 유니폼을 입은 코칭스태프나 사무실에서 일하는 프런트나 다를바 없지만, 프런트에서의 경험은 야구 감독을 하는데 필요한 경험치로 크게 인정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빅리그 코치 경험이 적은 가운데 감독직에 오른 인물들은 저마다 성과를 냈다. 분은 취임 2년차인 올해 양키스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지난해에는 카운셀의 밀워키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힌치는 최근 3년간 두번이나 팀을 월드시리즈에 올려놓은 감독이 됐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보스턴의 알렉스 코라 감독은 취임 첫 해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코치 무경험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역시 2017년 휴스턴에서의 1년이 유일한 코치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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