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말 문규현 끝내기 안타로 5위 KIA 꺾고 4연승 …승률 0.001차 6위
롯데, KIA와 3연전서 2승 이상 거두고 남은 3경기 중 2승 땐 자력 5위
잔뜩 찌푸린 하늘은 포스트시즌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겨루는 혈투를 더욱 비장하게 만들었다. 휴일을 맞아 부산 사직야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 2만5000명의 뜨거운 함성은 열기를 돋웠다. 포스트시즌까지 아직 일주일쯤 남았지만, 5위 KIA와 6위 롯데의 한판 승부는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정규시즌 마지막 주에 몰린 네 차례의 맞대결 첫 경기에서 먼저 웃은 쪽은 롯데였다. 롯데는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KIA전에서 연장 11회말 터진 문규현의 끝내기 안타로 11-10, 한 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먼저 3회 한 차례 큰 폭풍이 일었다. 0-3으로 뒤진 KIA가 3회초 대거 8점을 뽑았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2아웃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으나 이후 연속 3안타에 볼넷 2개를 잇달아 내줘 4-3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진 만루에서 KIA 9번 박준태가 우익선상 싹쓸이 3루타를 쳐 KIA가 7-3까지 달아나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롯데의 반격에는 오랜 시간이 안 걸렸다. 3회말 곧바로 4점을 쫓아갔다. 역시 2아웃 이후 집중력이 빛났다. 4-8로 뒤진 2사 1루에서 안타와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고, 안중열과 민병헌의 연속 적시타로 8-7, 한 점 차까지 뒤쫓았다. 경기 중·후반은 양팀을 대표하는 타자들의 무대였다. 6회말 롯데 이대호가 1타점 적시타로 8-8 동점을 만들자, KIA는 최형우가 8회초 1타점 적시타로 한발 도망갔다.
문규현의 방망이가 승부를 롯데 쪽으로 가져왔다. 문규현은 9회말 1사 2·3루에서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9-9 동점을 만들고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10-10으로 맞선 연장 11회말에는 1사 1·2루에서 좌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롯데의 대역전승을 마무리했다.
롯데는 최근 17경기에서 14승3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5위와 승차 없는 6위까지 올랐다. 11~13일 광주에서 예정된 KIA와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둔 뒤, KT와의 더블헤더와 두산전까지 남은 3경기 중 2경기를 잡는다면 자력으로 5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조원우 감독은 “경기의 흐름을 끝까지 놓치지 않은 선수들이 집중해 승리했다”며 “어려운 경기들을 이겨내면서 선수들이 뭉쳤고,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에서는 한화가 선발 키버슨 샘슨의 조기 강판에도 김회성, 최진행, 이성열 등의 홈런 3방을 앞세워 KT를 10-6으로 눌렀다. 한화는 남은 2경기 중 1승만 거두면 3위를 확정해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다. 인천에서는 삼성이 1-4로 뒤진 9회초 8안타를 몰아쳐 7득점하며 SK에 8-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은 무서운 집중력으로 SK의 정규시즌 2위 확정을 가로막고 실낱같은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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