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소통’이 화두로 떠올랐다. 한화가 지난 8일 정민철 신임 단장(47) 임명 소식을 전하면서 강조한 바 중 하나는 ‘선수단과의 소통 및 공감능력’이다.
전임 박종훈 단장이 3년 전 한화에 임명했을 때도 거론된 열쇳말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이었다. 다만 그 때의 소통과 지금의 소통 간에는 결이 조금 다르다. 정민철 신임 단장은 프런트와 현장 간의 소통뿐 아니라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선수들간의 소통 문제도 해결 과제로 안게 됐다.
한화는 지난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칠 때도, 그 전후에도 선수단 내부의 소통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베테랑 선수들을 기용·평가하고 시즌 후 계약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잡음들이 있었다. 한화에 ‘세대교체’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강력한 드라이브를 편 결과가 아름답지만은 못했다.
올해 성적이 9위까지 떨어지자 문제는 더욱 불거졌다. 한화는 수년전 선수 육성에 실패한 탓에 팀에 중심을 잡을 20대 후반·30대 초반 선수들이 많지 않았다. 베테랑들을 두고 말들이 적지 않았지만 여전히 전력에서 베테랑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정규시즌 막판이 돼서도 베테랑들이 여전히 라인업에 포진하고, 마무리 훈련 때 베테랑들을 참여시키기로 결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장 김태균과 이성열, 정우람 등 주요 베테랑들이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데 이들을 잔류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내지는 선수들과 프런트 사이의 잡음을 줄이고 팀을 안정화시키는 게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한화의 정민철 단장 선임은 이런 부분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민철 단장은 1992년 한화 전신인 빙그레에 입단해 2009년까지 한화에서 뛴 팀 레전드이고 이후 코치로도 일했다. 이 부분은 한용덕 감독, 송진우 코치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정 단장은 이들보다 타이가 어려 김태균, 송광민 등 팀내 베테랑 선수들과도 함께 현역으로 생활했다. 2014년까지 한화 코치로 있었기에 20대 중후반 투수들과도 접점이 있다.
야구인 출신이지만 선수 및 코칭스태프로는 한화와 연이 없었던 박종훈 전 단장이 체질개선에 방점을 찍고 선수단을 운영했다면, 신임 정민철 단장은 뒤숭숭했던 한화의 분위기를 안정화시키면서도 젊은 선수들을 성장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LG 투수 및 코치 출신에 해설위원을 거쳐 부임 첫 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차명석 LG 단장의 역할을 한화는 내심 바라는지도 모른다.
정 단장도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 단장은 8일 ‘스포츠경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구단 구성원 모두의 방향을 일치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곳을 보면 안된다. 현장 스태프, 선수단, 프런트 모두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비교적 젊은 나이라는게 유리한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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