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세가 본격화되면서 주식시장이 크게 들썩였다. 20~30대 청년들은 ‘일생일대의 기회’라며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등락을 반복하는 ‘코로나 테마주’나 저평가된 우량주를 사들인 뒤 하루종일 주가 변동 차트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청년들, 증권사에서 빌린 돈 급증…전문가 “급락 시 손실 위험”

충남 91%↑…인천·전북 상위권
다른 연령층은 지역별 변동 적어
정성호 의원 “투자 접근 쉬운 탓”

올 들어 20대가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 서울 외 지역에서 가파르게 늘어나며 청년층의 ‘빚투(빚내서 투자하기)’가 전국으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급락 시 초보투자자인 이들의 큰 손실이 우려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대의 증권사 신용공여잔액은 지난해 말 3061억97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4195억9400만원으로 37.03% 증가했다. 이는 투자자가 자신의 신용을 이용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리는 ‘신용거래융자’와 주식을 담보로 빌리는 ‘예탁증권담보융자’ 등을 합한 금액이다.

올해 상반기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20대의 신용공여잔액이 전년 말 대비 50% 이상 증가한 곳은 10곳에 달했다. 충남 거주 20대의 신용공여잔액은 2019년 43억8400만원에서 올 상반기 84억700만원으로 전국 최고 증가율인 91.79%를 나타냈다. 이어 인천(79.97%)과 전북(76.42%)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경남(64.81%), 충북(57.76%), 경기(56.12%), 광주(55.17%), 울산(53.57%) 등에서도 ‘20대 빚투’ 증가가 두드러졌다. 서울은 이 기간 17.8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예전엔 서울에 집중됐던 20대 빚투는 올 들어 서울을 넘어 수도권 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이 뚜렷하다. 20대의 증권사 신용공여잔액 비중 추이를 지역별로 비교했더니 2017년 말 서울 50.37%, 경기 17.72%였던 비율이 올해 상반기에는 각각 36.75%, 32.14%로 비슷해졌다.

이는 다른 세대에서 변동이 거의 없는 것과 대조된다. 30대의 신용공여잔액 중 서울과 경기 비중은 2017년 말 각각 46.50%, 21.85%에서 올해 상반기 각 46.46%, 21.44%로 거의 동일했다. 40대 역시 해당 비중이 같은 기간 각 45.14%, 22.32%에서 41.44%, 23.05%로 소폭 변동에 그쳤다.

자료를 분석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구가 많고 소득수준이 높은 서울·경기뿐 아니라 수도권 외 지역의 20대 청년들이 투자에 적극 나섰다는 뜻”이라며 “동영상 등 온라인을 통해 전보다 투자 정보를 쉽게 접하게 된 20대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주식을 투자방편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들 20대가 주가 급락 시 받을 영향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특정 주식 주가가 급락할 때 다수의 투자자들이 대거 팔아치워 주가가 추가 하락하는데, 경험이 적은 투자자들은 이때 당황해 추가 손실을 입는다”며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투자자는 은행에서도 돈을 빌릴 가능성이 크다. 빚투의 위험성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