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유명 작가들 대형 회고전 눈길
시대별 한국미술 재조명 기회도
무더위가 꺾이며 찾아온 추석 연휴는 전시 나들이하기에 딱 좋은 시기다. 프리즈·키아프 서울을 계기로 열렸던 대형 전시들이 아직 계속되고 있어 시대를 넘나드는 작품들을 비교하며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물방울 작가’ 김창열의 최대 규모 회고전 ‘김창열’을 열고 있다. 물방울 연작 이전의 1950~1960년대 작업부터 물방울이 시행착오를 거쳐 1970년대에 이르러 정립되는 과정, ‘못 그린 물방울이 많다’는 말을 남겼음에도 김창열이 2021년 작고 전까지 천착했던 물방울 그림에 이르기까지 120여점을 볼 수 있다. 유리로 만든 물방울 모양 설치 작업 ‘Ceremony’(1993·재제작)가 1950~1960년대 김창열의 그림을 반사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김영은, 임영주, 김지평, 언메이크랩 등 현대미술 작가 4팀의 ‘올해의 작가상 2025’ 전시는 각각 다양한 매체로 ‘비가시적인 세계는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가’를 묻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과천관에서는 올해 개막한 소장품 상설전 ‘한국현대미술 하이라이트’와 ‘한국근현대미술 Ⅱ’를 각각 열고 있다. ‘한국현대미술 하이라이트’는 김환기·이우환·이응노 등의 추상·실험미술부터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양혜규의 설치미술 등 유명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한국근현대미술 Ⅱ’는 개화기에서 한국전쟁 직후의 근현대미술을 다룬 ‘한국근현대미술 Ⅰ’의 후속 전시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부터 1990년대의 현대미술 작품을 조망한다. 김환기와 윤형근을 조망하는 별도의 전시 공간도 있다.
과천관은 2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중 해외 작품 40여점을 전시하는 ‘MMCA 해외 명작: 수련과 샹들리에’도 시작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의 ‘향수, 고향을 그리다’는 1920년대부터 고향을 그린 근현대 미술가들의 작품 210여점을 공개하고 있다.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이지만 고향이라는 주제는 추석과도 어울린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추석 연휴 기간(3~9일) 중 추석 당일인 6일에 휴관하며, 과천관과 덕수궁관은 연휴 기간 문을 여는 대신 10일에 쉰다. 5~8일엔 청주관까지 전관 무료관람이 가능하다.
이 기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관람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2025추석맞이국현미’ 해시태그를 함께 올리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받는 ‘SNS 인증 이벤트’도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등에서 열리고 있는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강령: 영혼의 기술’은 현대사회에서의 영적 존재와 교류를 중심에 두고 있다. 회화와 설치, 영상 등 여러 매체로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생태학, 반자본주의에 이르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뤘다.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는 추상 조각가 전국광의 작품 100여점을 조명하는 전시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가 지난달 24일 개막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연휴 기간 휴관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페미니즘 작가 루이즈 부르주아의 회고전 ‘덧없고 영원한’은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호암미술관이 소장한 대형 거미 조각 ‘엄마(Maman)’는 미술관에 입장하는 길 외부에 전시돼 있다. 미술관 내부에는 1940년대 초기 회화부터 1990년대 대형 설치 작품에 이르는 110여점이 자리한다. 붉은 구아슈(불투명 수채물감)로 그린 회화들도 인상적이다.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또 다른 부르주아 전시 ‘Rocking to Infinity’는 붉은 구아슈 회화로 한 공간을 채워 사뭇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호암미술관은 추석 당일인 6일, 국제갤러리는 5~7일 휴관한다.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이불이 1990년대 후반부터 만든 작품 150여점을 모아놓은 ‘1998년 이후’를 열고 있다. 2021년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보다 다양해진 이불의 작품 세계와 만날 수 있다. 부르주아의 전시와 함께 본다면 20세기와 21세기, 동서양 출신 페미니즘 작가들의 작품을 비교해볼 수 있다. 6일 휴관.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은 천경자 10주기를 맞아 전시 ‘내 슬픈 전설의 101페이지’를 열고 있다. ‘미인도’의 ‘위작 논란’으로만 소비돼온 천경자의 작품 세계를 다시 조명해보는 자리다. 추석 연휴에도 휴관 없이 진행된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상설전으로 열리고 있는 천경자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와 함께 감상해볼 만하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는 ‘사회적 초상화’로 유명한 마크 브래드퍼드 개인전 ‘Keep Walking’이 열리고 있다.
브래드퍼드는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 자신의 신작을 450만달러(약 62억7300만원)에 팔며 주목받았다. 벽에 걸린 회화를 바닥으로 옮겨 놓은 듯한 대형 설치작 ‘떠오른다’(2019)에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5~7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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