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박물관

지난 8월3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이 수문장 교대의식을 구경하는 내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위쪽 사진). 올 추석연휴에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씨름대회가 열린다. 연합뉴스·국립민속박물관 제공

 

궁 무료 개방·궁중문화축전 겹쳐
각종 체험·공연 등 즐길거리 풍성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 연휴인 3~9일에는 고궁과 박물관에서 다양한 전통문화를 가족 단위로 체험할 기회가 많다.

올해 추석 연휴에도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4대궁과 종묘, 수도권에 분포한 조선 왕릉은 무료로 개방된다. 단 창덕궁 후원은 무료 개방 대상이 아니다. 조선왕릉은 연휴 기간 뒤인 10일 휴관하지만, 4대궁과 종묘는 가을 궁중문화축전이 끝나는 12일까지 쉬지 않고 개방된다.

올해 가을 궁중문화축전은 추석 연휴 막바지인 8~12일에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이 개최하는 궁중문화축전은 2022년부터 1년에 봄·가을 두 차례로 나뉘어 열리고 있는데, 가을 궁중문화축전은 10월 초 개최돼왔다. 가을 궁중문화축전이 추석 연휴와 맞물려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연휴 기간 경복궁에서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열리는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 오후 3시 수문장 순라의식도 사전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왕실의 별식을 만들던 경복궁 생과방에서 궁중다과를 체험하는 ‘경복궁 생과방’, 창덕궁의 야경 속에서 전통예술 공연을 즐기는 ‘창덕궁 달빛기행’, 전문 해설사와 덕수궁 석조전을 둘러보며 고종이 즐겼던 가배차(커피)를 마실 수 있는 ‘덕수궁 밤의 석조전’ 등 기존 행사는 사전예약을 하면 추석 연휴 기간에도 관람할 수 있다.

창경궁에서는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전통 화훼 체험 프로그램인 ‘동궐 장원서’가 8~12일에 열린다. 장원서는 궁궐의 정원과 화초를 관리하던 조경기관이다.

참가자들은 전통 화훼 기법으로 나만의 반려식물을 만들고, 꽃차와 계절 다과를 나누며 장원서의 역사와 의미를 배우게 된다.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으로 경복궁 북측 권역에서 ‘한복 연향’이 8~9일에 열린다. 한복을 입고 궁궐을 거닐며 전통예술 공연, 공예 체험, 퍼레이드와 이벤트가 진행된다. 창덕궁에서는 아침 숲길을 해설사와 함께 걷는 ‘아침 궁을 깨우다’가 8~12일 운영된다. 영어 해설을 제공하는 외국인 전용 회차도 운영된다.

종묘 영녕전에서는 한국사 강사 최태성씨가 진행하는 종묘 인문학 콘서트가 8일에 펼쳐진다. 창경궁에서는 궁중문화축전 자원활동가 궁이둥이와 함께하는 ‘궁중놀이방’이 8~12일 열린다. 4대궁과 종묘를 오가며 도장을 받는 ‘궁중문화축전 도장 찍기 여행’도 8~12일 진행되며, 9일 덕수궁과 12일 창경궁에서는 ‘궁중문화축전 길놀이’가 개최된다.

연휴 첫날인 3일에는 허민 국가유산청장과 프랑스 출신 인플루언서 파비앙이 일일 궁궐관람 특별도우미로 국내외 관광객을 맞이한다.

매년 추석 연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온 국립민속박물관은 4~5일과 7일 추석한마당 ‘한가위는, 민속이지!’를 개최한다. 5일과 7일 본관 앞마당에서는 대한씨름협회 주관으로 한가위배 씨름대회와 씨름체험교실이 열린다. 그 옆에서는 전통공예를 활용한 민화 손거울, 매듭 키링을 만들고 호랑이 부채 종이접기도 해볼 수 있다.

민속공연도 열린다. 5일에는 국가무형유산 평택농악의 길놀이와 관람객이 참여하는 해남 우수영 강강술래가 펼쳐진다. 7일에는 안동포 보존회에서 삼베길쌈을 시연하고, ‘한가위에 함께하는 인류무형유산 대동제’는 1부 검기무, 포구락 등 실내 공연, 2부 처용무, 농악, 강강술래 등 야외무대가 차례로 진행된다. 4~5일 어린이박물관 놀이마당에서는 전통한복 입기 체험도 가능하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은 5일과 7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행사를 열고 보름달 모양 자개 키링, 전통 문양 비즈 팔찌, 나비 촛대 만들기 등을 진행한다. 우리놀이터에서는 중국의 죽방울·제기, 일본의 켄다마·팽이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함께할 수 있다.

전북 전주시에 있는 국가유산청 국립무형유산원 야외 마당에서는 4일 ‘2025 추석맞이 민속놀이 행사-고누대회’가 열린다. 학생부 32명과 성인부 32명이 토너먼트 형식으로 대회를 치러 장원(1등)과 방안(2등), 탐화(3등)에 소정의 상품을 지급한다. 전통장난감 만들기와 제기차기, 공기놀이, 윷놀이, 비석치기 등 민속놀이 체험도 운영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함께 유명 관광지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추석 당일인 6일 휴관한다. 상설전과 함께 손기정이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딴 1936년에 한글로 이름을 쓴 엽서 등이 전시된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와 팔각, 육각 등 다양한 형태의 백자를 볼 수 있는 전시 ‘각角진 백자 이야기’가 열리고 있다. 다른 지역별 국립박물관도 추석 당일에는 휴관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