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이 지난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분위기가 조금 무겁긴 했지만, 금방 우리의 상황을 받아들였습니다.”

플레이오프를 임하는 SK 선수들의 마음은 결코 편할 수 없었다. 9월초만해도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실해보였으나 두산에 정규시즌 역전 우승을 허용하고 플레이오프에서 2019 KBO 포스트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러나 SK 주축타자 최정은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1차전을 앞두고 “선수단이 금방 상황을 받아들이고 훈련에 임했다”고 말했다. 최정은 “플레이오프 대비 훈련이 처음 시작된 날, 선수단 분위기가 조금 무거웠던 건 사실이다”라면서도 “정규시즌 2위가 결정되는 순간 마음이 상했을 선수들도 있었겠지만 금방 털고 포스트시즌 대비 훈련에 임했다”고 말했다.

최정은 “감독님도 선수들에게 ‘재미있게 좀 하자’고 강조하셨다”며 “타자들은 자신들의 타격감에 신경쓰느라 민감할 상황인데도 훈련을 재밌게 했다. 팀플레이도 잘 했고, 서로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고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시작하는 포스트시즌이 SK에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SK는 지난해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에서 3승2패를 거둬 천신만고 끝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소모전을 벌인 SK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를 어렵게 치를 수 있겠다는 예상이 적지 않았으나, 달아오른 분위기를 잘 유지하며 8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도 달성했다. 역시 예상 밖이었다.

최정은 “전에는 ‘내가 뭔가를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안풀려도 다른 선수들이 잘 해줄거라 생각하고 부담없이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 우승을 경험해서 기가 세다. 내가 특별히 누구에게 나의 기를 전해주고 말고 할 건 없는 것 같다”며 선수단에 흐르는 자신감도 슬며시 내비쳤다.

문학|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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