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클럽맨·30대 중후반 선수 많지만
안치홍 같은 예상 밖 이동 가능성도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들이 연초부터 잇달아 계약에 성공했다. 얼어붙어 있던 FA 시장이 갑자기 급물살을 탄 가운데, 남은 FA들의 행보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는 지난 6일 안치홍과 국내에서 전례가 없던 옵트아웃이 포함된 2+2년 총액 최대 56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고, 이어 8일에는 전준우와 4년 최대 34억원에 FA 계약을 마쳤다. 같은 날 박석민도 원소속팀 NC와 2+1년 최대 34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새해가 시작된 지 일주일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FA 3명이 추가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지난해 FA 시장과 비교했을 때 외부 이적 선수 숫자는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난 시즌에는 양의지만이 두산에서 NC로 팀을 옮겼고, 이번에는 안치홍이 KIA에서 롯데로 이적한 것 외에 다른 계약자들은 전부 원소속팀에 남았다. 다만 연초에 선수들의 잇단 계약 소식이 전해진 점은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른 점이다. 지난 시즌의 경우, 2018년 12월 중순 양의지의 계약 소식 후 한 달 넘게 FA 계약이 없었다. 스프링캠프에 참석하지 않고 개인훈련을 하다 3월에야 FA 계약을 맺고 트레이드된 김민성(LG)의 사례도 있었다.
이번 FA 시장에서도 지난해 12월 하순 LG가 오지환 등 내부 FA 3명과 잇달아 재계약한 것을 빼면 FA 계약은 스프링캠프 출발에 임박해서야 원소속팀과 협상을 마무리하는 선에서 줄줄이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안치홍의 예상 밖 이적을 신호탄으로 시장 흐름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며 남은 FA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지난 시즌 후 FA 자격 요건을 취득한 선수들 중 8일까지 FA 계약을 완료한 선수는 9명, 계약을 남겨둔 선수는 10명이다. 한화 출신 FA가 김태균, 이성열, 윤규진 등 3명으로 가장 많고, 롯데 출신 FA도 고효준, 손승락 등 2명이 미계약 상태다. 투수 오주원(원소속팀 키움)과 포수 김태군(NC), 내야수 오재원(두산), 김선빈(KIA), 외야수 김강민(SK)도 시장에 남아있다.
일단 현재로서는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번 FA 시장에서 대어급 중 하나로 꼽힌 김선빈을 빼면, 대부분 은퇴 전 마지막 FA 기회를 잡았다. 김태균과 오주원, 오재원과 김강민 등은 원클럽맨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선수들이다. 원클럽맨이 아닌 선수들도 대부분 30대 중후반으로 선수생활 마무리를 바라보고 있다.
FA라면 합리적인 금액을 받으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원할 테지만, 원소속팀에서 명예롭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픈 이들이 대부분 계약을 남겨두고 있다. 원소속팀을 행선지에 둔 상태에서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 계약을 하느냐가 협상의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안치홍 같은 예상 밖의 움직임이 벌어지지는 않으리라 단언할 수도 없다. 팀을 옮겼다는 점 외에도 그간 보지 못했던 형태의 계약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안치홍의 FA 계약은 의미가 크다. 남은 선수들의 이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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