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연합뉴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전격 선언했던 김재환(32·두산)의 첫 도전은 결국 눈에 띄는 결실을 맺지 못한 채 끝났다. 김재환은 미국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는 데 의의를 두고 다음 시즌 부활을 과제로 안았다.

지난달 5일부로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섰던 김재환은 포스팅 마감시한인 6일 오전 7시(한국시간)까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지 못해 미국 진출 꿈을 이루지 못했다. 김재환의 에이전트 스포티즌은 “최근 2주 동안 메이저리그 4개 구단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재환은 2015시즌 후의 손아섭·황재균 이후 4년만에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시도했으나 계약하지 못한 KBO리그 선수가 됐다.

김재환의 계약 무산은 어느정도 예견된 바였다. 김재환은 2019 프리미어 12 출전과 2020 도쿄 올림픽 진출을 통해 ‘등록일수 60일’ 혜택을 받았고 극적으로 포스팅 자격 요건(풀타임 7시즌)을 채워 빅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소속팀 두산마저도 그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짐작하지 못한 상태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도 김재환이 어떤 선수인지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주전급 FA 외야수들까지 계약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김재환은 쉽게 관심받지 못했다.

마이애미가 김재환에 대한 자료를 에이전트에 요청했다는 사실이 새해 들어 들렸으나, 다른 FA 외야수 로건 모리슨을 영입한 뒤 그 관심을 접었다는 소식이 즉시 전해지며 김재환의 미국행 무산은 기정사실화됐다. 막판 극적인 기류변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첫 시도에 미국 진출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김재환은 메이저리그 무대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는 데 의미를 두고 소속팀 두산으로 복귀하게 됐다. 스포티즌은 “원래 김재환이 계획했던 것보다 1년 앞서 (미국 진출) 기회가 찾아왔다. 선제적으로 미국 진출 의지를 강력히 보였다는 건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김재환은 2008년 두산에 입단했지만 2016년 37홈런을 친 뒤에야 KBO리그 정상급 타자 반열에 올랐다. 데뷔년차는 10년을 넘었지만 언제쯤 해외 진출이 가능한지도 거의 알려져있지 않았다. 그만큼 미국에는 존재감이 약했던 이번 미국 진출 도전을 자기 홍보의 기간으로 삼았다면 나쁘지만은 않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김재환은 전보다 더 많은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으며 다가올 2020시즌 KBO리그를 치를 수 있게 됐다.

김광현도 한 차례 포스팅 도전에서 실패하긴 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이번 포스팅에서 예상보다 일찍이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비록 1년만에 빅리그 도전이 끝나긴 했지만, 황재균도 2015시즌 후의 포스팅에는 ‘무응찰’의 굴욕을 안고도 이듬해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할 수 있었다. 이제 김재환이 예전의 활약을 재현할 일만 남았다. 2018년 44홈런으로 홈런 1위에 올랐던 김재환은 지난해 홈런수가 15개로 급감했다. 이를 만회해야 다음 도전의 기회가 열린다. 미국에 체류하며 개인 훈련중인 김재환은 1월 중순까지 미국에 남아 다음 시즌을 향한 담금질을 이어갈 예정이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