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올림픽 당시 자신의 부상소식을 트위터로 알린 로완 체셔. 로완 체셔 트위터 갈무리

2014 소치 올림픽 당시 자신의 부상소식을 트위터로 알린 로완 체셔. 로완 체셔 트위터 갈무리

생애 첫 동계올림픽을 찾은 열아홉 유망주는 개막식을 보며 첫 메달 기대에 설레었다. 하지만 훈련 도중 뇌진탕을 당해 첫 출전·첫 메달 꿈은 물거품이 됐다. 부상은 트라우마로 남았고, 치료에만 1년여가 걸렸다. 그걸 극복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무대에 다시 도전한다. 최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소개한 영국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하프파이프 대표 로완 체셔(23) 이야기다.

체셔는 영국 올림픽대표팀 선수 중 두 번째로 어린 나이로 2014 소치 올림픽에 참가했다. 하지만 메달 획득 가능성은 높았다. 그해 1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를 1위로 마쳤다. 텔레그래프는 “체셔는 대표팀 동료 제니 존스가 영국의 첫 스노보드 메달을 안겨준 것을 보고 한껏 도취된 기분으로 훈련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 훈련에서 체셔는 다쳤다. 코가 부러진 채 실려간 병원에서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그는 다친 자신의 얼굴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성원에 감사를 표하며 하루 만에 퇴원했다. 하지만 이틀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무대엔 나서지 못했다. 체셔는 “경험해본 것 중 가장 아찔한 충돌이었다. 그날 하룻 동안 기억이 없다”고 떠올렸다.

설상가상으로 그해 10월 체셔는 훈련 도중 다시 머리를 다쳤다. 증상이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한 번 머리를 다쳤기에 우울증과 불안감이 더 커졌다. 평소 주저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사용했던 체셔는 그후 6개월간 훈련과 대회 참석을 모두 멈췄다. 뇌진탕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스포츠심리학자와 상담을 받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체조도 했다. 체셔는 “동료들과 정말 사소한 것들에 대해 대화하면서 많이 울기도 했다”며 “어려움을 한 번 극복하고 나니 그 뒤 다른 일들은 더 쉬워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1년여의 공백 끝에 체셔는 2016년부터 다시 대회에 나섰다. 지난해 2월에는 평창에서 열린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도 참석했고 3월 스페인 시에라네바다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에서 6위를 차지했다. 체셔는 “부상 전 기량을 되찾은 것, 그리고 전처럼 다시 스키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기쁘다”고 했다.

10대 유망주로 지난 올림픽을 찾았던 체셔는 이제 영국 여자 하프파이프 대표팀의 맏언니가 됐다. 그는 “평창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 이후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이 목표”라고 말했다. 텔레그레프는 “체셔가 소치의 악몽을 극복하고 승리를 위해 위험도 불사하는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 스페인 시에라네바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로완 체셔.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해 3월 스페인 시에라네바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로완 체셔. 게티이미지코리아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