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7시즌 V리그 올스타전 당시 ‘부럽냐 서재덕’ 별명 유니폼을 입은 전광인. KOVO 제공

2016~2017시즌 V리그 올스타전 당시 ‘부럽냐 서재덕’ 별명 유니폼을 입은 전광인. KOVO 제공

지난 시즌까지는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에서 서재덕(한국전력)과 전광인(현대캐피탈)이 별명으로 끈끈한 우애를 과시했다면,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대한항공 김규민과 정지석이 ‘톰과 제리’로 케미를 과시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18~2019 V리그 올스타전에 앞서 참가선수 40명의 유니폼에 새겨질 별명들을 공개했다. 같은 대한항공 소속으로 남자부 K스타 팀에서 뛰게 되는 김규민은 ‘톰규민’을, 정지석은 ‘제리지석’을 등번호 위에 별명으로 새기게 됐다.

그동안 별명으로 ‘브로맨스’를 과시한 선수는 한 때 한국전력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서재덕과 전광인이었다. 배구계에서 절친한 사이로 잘 알려진 둘은 2016~2017시즌 올스타전에서는 ‘부럽냐 서재덕’(전광인), ‘안부럽다 전광인’(서재덕)을 각각 별명으로 새기고 경기를 치렀다. 2017~2018시즌에서는 부상 탓에 서재덕이 올스타전에 뛰지 못하자 전광인이 ‘어디갔냐 서재덕’이란 별명을 유니폼에 새기고 나와 애틋함을 뽐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엔 평소 팀 내에서도 ‘톰과 제리’ 처럼 투닥거리는 김규민과 정지석이 별명으로 한 쌍을 이뤘다. 어린 나이에도 형에게 기죽지 않고 ‘덤비는’ 정지석이 제리, 그런 정지석에게 못이긴 듯 당해주곤 하는 김규민이 톰을 맡았다.

정규시즌 소속팀뿐 아니라 올스타전에서도 서로 다른 팀으로 출전하는 서재덕과 전광인은 이번에는 서로 차별화되는 별명을 유니폼에 새기고 경기를 치른다. 전광인은 ‘배구하러 온 전광인’을 달았는데, 시즌 초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경기 중 작전시간 때 전광인에게 건넨 “전광인! 너 여기(현대캐피탈) 왜 왔어?”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라고 했다. 서재덕은 ‘덕큐리’다. 남자 올스타 팬투표 1위를 차지한 서재덕은 올스타전을 앞두고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그려진 밴드 ‘퀸’의 프레디 머큐리를 패러디한 모습으로 홍보 영상을 찍었다. 영상 속 ‘덕큐리’가 경기에도 등장하게 됐다.

여자부의 이재영(흥국생명)-이다영(현대건설) 자매도 이번에는 각자 다른 별명으로 출전한다. 이전에는 ‘Ctrl+C’-‘Ctrl+V’, ‘내가누구게?’라는 별명으로 짝을 이뤘던 자매는 이날 경기에서는 각각 ‘세ㄴ터’(이다영)과 ‘1초 박보검’(이재영)으로 나선다. ‘세ㄴ터’는 포지션이 세터인데도 큰 신장으로 블로킹에 가담하는 이다영의 특성을 담은 별명이고, 평소 단발을 고집하는 이재영은 잠깐 봤을 때 비치는 ‘박보검 닮은 외모’를 별명으로 정했다고 한다.

남자 올스타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운 센터 이선규(KB손해보험)은 ‘39세 오빠’라는 별명을 달았다. 적잖은 나이에도 올스타전에 처음 출전하는 한국전력 리베로 이승현의 ‘올스타새내기’와 비교된다. 여자부 최다 출전자 황연주(현대건설)의 별명은 ‘올스타화석’이다. ‘클러치박’(박정아), ‘배구천재’(배유나), ‘이나방’(이나연) 등 팬들로부터 꽤 오래 불려온 별명도 있었다.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로 꼽히는 리버만 아가메즈(우리카드)의 별명이 조금 튀는데, 팀 응원구호로도 쓰이는 ‘우리아가’다. ‘우리카드 아가메즈’의 준 말이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