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 수준은 걸음마입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연기를 선보이는 게 목표입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30일 앞둔 1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나온 조성동 프리스타일 스키 에어리얼 대표팀 감독(71)이 올림픽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각오라기엔 너무 겸손해보였다. 하지만 조 감독은 “우리도 충분히 시설을 갖추고 준비한다면 메달권을 노릴 정도로 성장할 수 있다”며 희망을 내비쳤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30여일 앞둔 10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대회 G-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대한민국 프리스타일 에어리얼 스키 국가대표 조성동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1.10 / 진천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30여일 앞둔 10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대회 G-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대한민국 프리스타일 에어리얼 스키 국가대표 조성동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1.10 / 진천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조 감독은 남자 체조 국가대표팀 총감독 출신으로 더 유명하다. 여홍철, 이주형, 양학선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제자로 뒀다. 에어리얼이 체조의 도마 종목과 유사하기에 가능했다. 에어리얼은 스키를 탄 채 점프대 앞까지 미끄러지듯 내려간 뒤 점프해 회전 등 공중동작을 선보이고 착지하는 종목이다. 슬로프에서 타는 스키를 도움닫기로 바꾸면 도마 경기 순서와 같다. 조 감독은 “에어리얼 강국에서도 체조선수들이 전향해 뛰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평창 올림픽에 유일하게 출전하는 여자 에어리얼 부문 김경은(20)도 초등학교 때부터 고3때까지 12년간 체조선수였다. 김경은은 “체조와 비슷한 공중 동작은 자신이 있는데 스키를 타고 하는 착지는 불안정하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난이도가 낮은 기술을 완벽하게 선보이고, 다치지 않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경은은 점프한 뒤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 착지하는, 가장 난도가 낮은 ‘백레이’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전에는 체력 훈련, 오후에는 체조 기술 훈련을 하며 특히 안전한 착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 감독은 2015년 10월 출범한 에어리얼 대표팀이 겪은 고충을 설명했다. 에어리얼 선수들은 겨울에는 설상 슬로프와 점프대에서, 여름에는 잔디로 된 슬로프와 점프대, 점프대 아래 수심 3m의 풀장이 갖춰진 ‘워터 점프 훈련장’에서 훈련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 연습장은 방수복과 구명조끼를 입고 훈련하고 점프 뒤 풀장으로 떨어지는 구조라, 상대적으로 착지 후 부상 염려가 적어 다양한 공중기술을 시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없는 시설이어서 벨라루스, 중국 등 에어리얼 강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조 감독은 “전지훈련을 한 번 갈 때도 한 달, 길어야 두 달 정도 밖에 할 수 없다”며 “같은 동작을 반복할 수 없으니 선수들 실력이 쉽게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희망도 봤다. 조 감독은 “에어리얼 강국 지도자들로부터 ‘한국은 체조 강국이니 어린 선수들을 육성하면 금방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반복해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다면 중·고등학생 어린 선수들을 향후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