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1일][평창, 알고 봅시다](9)루지 - 출발하자마자 경사로 진입…손으로 썰매 지치고 시야 확보 어려워 사망 사고도
각본은 없다/수호랑과 반다비 2018. 1. 12. 21:53ㆍ스켈레톤 닮은꼴? 차이점 더 많아
루지와 스켈레톤은 선수가 ‘눕느냐, 엎드리냐’의 차이만 있을 뿐 얼핏 비슷한 종목처럼 보인다. 썰매에 맨몸을 맡긴 채 10개가 넘는 커브 구간을 빠르게 지난다. 코스 길이는 스켈레톤이 루지보다 조금 길다. 자세히 살펴보면 둘 사이에는 ‘썰매’라는 공통분모보다는 차이점이 더 눈에 띈다.
우선 출발이 다르다. 스켈레톤은 선수가 썰매를 잡은 채 달리다가 올라타며 출발한다. 반면 루지는 썰매에 오른 채 경기를 시작한다.
출발선 양옆에 설치된 봉을 쥔 선수가 출발신호와 함께 반동을 일으켜 출발한다. 출발 직후에는 다리가 아닌 손으로 썰매를 지친다. 그래서 루지 선수들은 손가락 부분에 4㎜의 스파이크가 박힌 장갑을 낀다.
출발 방법은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켈레톤은 선수가 뛰면서 스타트해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평평한 곳에서 출발한다. 반면 루지는 출발하자마자 바로 경사로에 접어든다. 루지는 초반부터 더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스켈레톤뿐 아니라 썰매 무게가 더 무거운 봅슬레이보다도 최고 속도가 빠르다. 평창 올림픽에서도 스켈레톤과 루지의 코스는 대부분 같지만 출발장소는 다르다. 스켈레톤이 100분의 1초까지 계측하는 반면, 루지는 1000분의 1초 단위까지 차이를 가린다.
조종 방법도 다르다. 루지는 썰매 앞에 달린 방향타 쿠펜을 하체로 눌러 방향을 조종한다. 스켈레톤보다 하체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 스켈레톤의 경우 엎드려 달리기 때문에 체감속도는 더 높지만 상대적으로 방향 조절이 수월하다.
반면 누워서 가는 루지는 스켈레톤보다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워 상황에 대처하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루지 조종은 스켈레톤보다 까다롭다. 동계올림픽에서만 루지 선수가 연습 도중 사망한 사고가 2차례(1964년·2010년)나 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황승현 한국스포츠개발원 연구원은 “유럽의 경우 보통, 어려서부터 루지를 시작한 뒤 스켈레톤이나 봅슬레이로 전향하는 사례가 많다”며 “반면 스켈레톤에서 루지로 전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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