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주마 대통령·부시에는 야유, 반기문·오바마 소개 땐 환호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추도식이 열린 10일 요하네스버그엔 아침부터 비가 내렸지만 추모 열기는 식지 않았다.

추모객들은 공식추도식이 열리는 요하네스버그 FNB 스타디움에 입장하기 위해 오전 6시 문을 열기 전부터 모여들기 시작했다. 공식추도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현장에선 만델라 타계 소식이 처음 전해진 지난 5일 밤처럼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 반대 노래를 부르고 응원 나팔인 부부젤라를 불었다. 춤사위도 이어졌다. 추도식장에 입장한 추모객들 중엔 비를 맞으면서도 흥겨운 듯 몸을 흔드는 사람도 보였다. 남아공의 인종 화합을 상징하듯 같은 방송화면에 잡힌 흑인, 백인, 인도계 추모객들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란 우려에 군 병력 등 1만5000명이 경호를 위해 추도식장에 투입됐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금속탐지기와 저격수도 배치됐다. 현지 매일앤드가디언은 모든 경호인력들이 삼엄한 경계태세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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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추모객 입장 속도는 예상보다 느렸다. 출근 시간에 비까지 내려 추도식을 찾는 사람들은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시간 이상 늦는 등 많은 정상들이 지각을 하는 바람에 추도식은 예정보다 1시간 늦게 시작됐다. 그러나 비가 오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모객들이 경기장에 속속 입장해 추도식의 분위기는 고조됐다.

각국 정상에 대한 추모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그동안 만델라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지지를 얻으려 했던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과 재임기간 중 만델라를 만나지 않았던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은 큰 야유를 받았다. 메일앤드가디언은 “만델라를 이용해 이미지를 관리했던 주마가 받은 흥미로운 결과”라고 전했다. 그러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오바마 대통령 등이 화면에 등장할 때는 열렬한 환호와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비는 아프리카에서 신들의 환영을 뜻하기에 만델라가 좋아할 겁니다.” 추도식을 진행한 시릴 라마포사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부총재가 농담으로 던진 이 한마디로 추도식장은 웃음이 만발하면서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