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경찰 2명이 한 흑인 남성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후 스스로에게 총을 쏴 숨진 남성의 주변에서는 지난 7월 뉴욕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에릭 가너에 대한 복수를 암시하는 글이 발견됐다.
20일 오후 2시47분쯤 뉴욕 브루클린에서 경찰차로 순찰중이던 뉴욕 경찰 라파엘 라모스(40)와 웬지안 류(32)가 흑인 남성 이스마일 브린슬리(28)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USA투데이 등이 보도했다. 뉴욕경찰은 경찰차 앞 좌석을 향해 브린슬리가 총을 쐈으며, 운전석과 조수석에 타고 있던 두 사람이 숨졌다고 밝혔다. 브린슬리는 이날 오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사는 여자 친구에게 총을 쏴 중상을 입혔으며, 경찰에 총을 쏘기 전 소셜 미디어 인스타그램에 경찰 총격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브린슬리는 총격 후 인근 지하철 역으로 도주해 자신에 머리에 총을 겨눴다. 그는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다. 브린슬리가 숨진 지하철역 주변에서는 그가 쓴 것으로 보인 “그들이 우리 중 1명을 해쳤으니, 그들 중 2명을 데려가겠다”는 글귀가 발견됐다. ‘그들’과 ‘2명’은 경찰은, ‘우리’는 흑인을, ‘1명’은 가너를 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총격으로 숨진 경찰관들의 사연이 전해지며 뉴욕 시민들은 비탄에 잠겼다. 라모스는 오랜 시간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2년전 소원대로 뉴욕 경찰에 합격했으며, 13세 아들을 두고 있었다. 경찰 7년차인 류는 불과 두 달전 결혼해 신혼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둘은 평소에도 같은 조로 업무를 수행한 파트너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840만 시민들이 슬픔에 잠겼다”며 “라모스의 아들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지난 8월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백인 경찰과 가너를 쏜 뉴욕 경찰에 내려진 불기소 처분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그러나 알 샤프턴 목사를 비롯한 흑인 인권 운동가들은 브린슬리의 공격을 규탄했다. 브라운의 유족들도 이번 공격이 “용서받을 수 없는 어리석은 공격이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총격으로 숨진 경찰들은 백인이 아니라 각각 히스패닉, 아시아계였다.
'그곳은 그랬다 > 앵글로아메리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번에도 北 소행? 소니·MS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장애 (0) | 2014.12.26 |
---|---|
[주간경향]다른나라가 고문하면 인권유린, 미국이 하면 테러 정보수집? (0) | 2014.12.23 |
[미·쿠바 국교 정상화]러시아는 “미국, 쿠바 고립 시도 실패 증명” 일침 (0) | 2014.12.19 |
[미·쿠바 국교 정상화]미국과의 관계 풀어낸 ‘실리주의자’ 라울 카스트로 (0) | 2014.12.19 |
항공기 ‘눈엣가시’ 드론 (0) | 2014.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