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내일 정부·학회 공동 토론회
ㆍ전·월세 등 주거 특성에 맞는 주거비 부담 지표 측정 등 논의
최근 전셋값이 급등하고 월세 전환도 크게 늘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전세와 월세를 체계적으로 구분해 주거비 부담을 측정하는 정부 통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해 아파트 시장의 공급과잉으로 주택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미분양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미분양 통계는 건설사가 자진해서 신고한 수치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축소·조작되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주택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주택통계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고 이를 반영해 주택통계를 신설·보완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1일 통계청, 한국주택학회와 공동으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택통계 개선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토론회에서는 전세와 월세가 공존하는 한국적 주거 특성을 감안한 주거비 부담 지표가 없다는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이 논의된다. 한국은 격년으로 진행되는 주거실태조사 시 소득대비 임대료(RIR) 수치가 공개되는 것 외에 주거비 부담 지표가 없다. 이 수치는 전세 보증금을 일괄적으로 월세로 전환해 작성되고 있다. 이준용 한국감정원 KAB부동산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자체 개발한 한국형 주거비 부담 지표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임차가구의 소득 대비 월세 주거비는 23.0%, 전세 주거비는 14.0%로 나타났다”며 “정부가 월세와 전세 등 주거 특성에 맞는 주거비 부담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다 정확한 부동산 가격지수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토부의 주택실거래가 조사는 통계보정 기간이 필요해 적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KB국민은행, 한국감정원 등이 주택시세 지수를 내놓고 있지만 모두 부동산중개업소가 제공하는 ‘호가’를 통해 작성하기 때문에 실제 시세와 괴리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주택공급 및 분양·미분양 통계의 신뢰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점도 논의될 예정이다. 주택공급 통계는 ‘택지건설→주택 인허가→착공→준공’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각 통계가 서로 연계되지 않아 수치가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미분양 통계는 주택사업자의 자발적 신고를 지자체가 취합해 작성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업자가 미분양은 숨기거나 줄이려 하기 때문에 허위로 통계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고, 통계 취합과정에서 누락될 때도 있어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소유 주택보다는 거주 주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주택재고 통계는 ‘소유 주택’을 기준으로 잡고 있다. 주인이 있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나 오피스텔 등 비주거용 건물은 주택수급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주택금융 통계 개선 방안도 심포지엄에서 논의키로 했다. 주택 관련 대출이 다양해질 뿐 아니라 전셋값 상승과 대출액의 상관성도 커지고 있는데, 현재 통계는 주택 관련 대출을 모두 ‘주택담보대출’로 정의하고 대출 전체 총량 규모 파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부는 심포지엄에서 제기된 지적 중 실제 주택통계 개선에 반영할 수 있는 사항들을 추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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