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노동자 150여명 농성… 현지 공무원 등 5명 붙잡혀
미얀마 양곤의 한국계 스포츠용품 업체의 임금체불로 불거진 노동자들의 시위가 ‘인질극’으로까지 이어졌다.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들의 노동자 처우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AFP통신은 양곤 외곽 흘라잉따야에 있는 ‘마스터 스포츠’의 신발공장에서 지난 16일부터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 150여명이 농성을 벌였으며, 노동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현장에 들어간 노동부 직원들과 지방정부 공무원 등 5명이 인질로 붙잡혔다고 18일 보도했다. 진압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져 경찰 9명이 다쳤다.
현지 언론 뉴라이트오브미얀마 등에 따르면 이곳은 한국인이 경영하던 공장으로, 국내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해왔다. 그러다가 올 들어 사장이 바뀌자 회사 측은 수익성이 떨어졌다며 노동자들의 임금을 주지 않은 채 지난 6월 폐업하고 공장 문을 닫았다. 대부분이 여성인 노동자 750여명은 졸지에 직장을 잃은 뒤 체불임금 지급과 보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 왔다.
이 공장 노동자들의 면담조사를 했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시아인권팀 이학준 변호사는 “이 기업의 경우 한국인 직원들의 임금만 지불하고 현지인들에게는 임금을 주지 않았다”며 “돈이 없는 노동자들은 체불과 일방적인 폐업조치를 당한 뒤에도 소송비용이 없어 법적인 구제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스터 스포츠의 폐업조치는 미얀마 당국도 문제를 삼고 있다. 미얀마 노동고용·사회안전부는 지난 7월 폐업절차 위반 등을 문제 삼아 마스터 스포츠의 한국인 소유주를 기소했다. 당국은 회사 측이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회보장카드 발급 의무도 지키지 않는 등 법규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회사 측은 당초 노동자들에게 1개월치 급여를 지불하겠다는 합의안을 내놨으나, 노동자들 대부분은 이에 동의하지 않고 양곤의 한국대사관 앞 등에서 시위를 벌여왔다.
아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노동자 처우 문제가 불거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올 1월 초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공단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의류산업 노동자들의 시위가 벌어지자 당국이 한국계 기업 공장 앞에 공수부대를 배치,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얀마에서도 한국 봉제공장들의 인권탄압 문제가 종종 제기됐다. 주미얀마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에 이어 미얀마 봉제업 투자순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노동자 탄압 문제가 속출하자 미얀마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한국계 사업장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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