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주요 도로·공항 등 파괴
슈퍼태풍 하이옌 피해에 유엔과 세계 각국이 신속한 구호에 나섰지만 정작 피해주민들에게는 아직 닿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필리핀 중부에 태풍이 들이닥친 뒤 전 세계가 발빠르게 구호에 나섰다. 유엔은 2500만달러(약 270억원)를 긴급구호자금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미국은 홍콩 부근에 정박해 있던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와 전함, 일본에 주둔 중인 해병대 병력 등을 필리핀으로 이동시켜 피해 주민들을 돕도록 했다. 민간 구호기구들도 현지에 인력과 물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은 구호자금을 내겠다고 앞다퉈 밝혔다. 2004년 인도양 쓰나미 이래로 구축된 글로벌 재난구호시스템이 신속 가동된 것이다. 마닐라타임스는 “지금까지 22개 국가가 지원을 약속해왔다”고 12일 보도했다.
하지만 피해 현장은 여전히 아수라장이다. 곳곳에서 약탈이 벌어져 당국이 주민들을 통제하려 병력까지 배치했다. 필리핀 정부가 긴급 자금을 풀고 주요 상품 가격을 동결시켰으나 역부족이다. 가장 큰 문제는 피해 현장에 구호인력과 물자가 닿지 못하는 것이다. 태풍 때문에 도로와 통신 등 인프라가 워낙 심하게 부서진 데다 피해지역이 여러 섬들에 걸쳐 있는 것도 구호가 힘든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필리핀이 수십년 동안 도로나 공항 등 사회기간시설에 투자를 소홀히 해왔다고 지적한다. 인력과 물자를 날라야 할 군용기조차 부족해 미국과 영국의 지원에 기대는 형편이다. 뉴욕타임스는 구호인력 수십명과 군인 수백명도 항공편이 모자라 세부에서 발이 묶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태풍의 피해자에는 아이들이 많아 국제기구는 상황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레이테섬 타클로반에서는 공항의 임시 진료소에만 부상자 1000여명이 몰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약품과 백신 등이 제때 전해지지 않으면 ‘2차 재앙’을 맞을 수도 있다. 유니세프 필리핀 지부의 토무 호즈미는 “아이들에게 가장 시급한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상황이 나쁜 곳일수록 접근하기가 어렵다”며 안타까워했다고 마닐라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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