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슈퍼태풍 하이옌 피해를 본 필리핀에 더 큰 규모로 추가지원을 하기로 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4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담요와 텐트 등 160만달러(약 17억원)정도의 구호물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에 밝힌 지원규모 10만달러(약 1억 625만원)보다 16배 큰 규모다.
그러나 늘어난 지원규모도 세계적 경제대국이라는 명성엔 여전히 맞지 않는다. 미국은 2000만달러(약 212억원)와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 등을 피해 복구 지원에 썼다. 가까운 일본도 1000만달러와 의료진 25명을 태풍 피해 현장에 보내기로 했다. AP통신은 중국의 지원 규모가 스웨덴 가구 체인 이케아의 지원금인 270만달러보다도 적다고 꼬집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은 “중국의 지원이 적은 것은 필리핀과의 외교적 대립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국과 필리핀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남중국해 황옌다오(黃巖島·필리핀명 스카보러섬)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필리핀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고, 그 감정을 인터넷에 표출하기도 한다. 중국의 한 누리꾼은 “무능한 필리핀 정권에 많은 돈을 지원해봐야 그 돈으로 미국에서 무기를 사서 우리(중국)를 공격할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외교적 대응에 대해 중국 내부에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국 국영 글로벌 타임즈는 “국가 지위를 올리려면 ‘인도적 지원’ 등 소프트 파워를 잘 활용해야 한다”며 “이번에 필리핀을 무시한다면 중국은 많은 것을 잃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곳은 그랬다 > 아시아·오세아니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풍 피해 두 달 후, 필리핀에 떠오르는 인신매매 문제 (0) | 2014.01.14 |
---|---|
“여학생같이 고자질 외교해” 노다, 박 대통령 폄하 망언 (0) | 2014.01.10 |
일 자민당, 올 활동목표서 ‘전쟁 않겠다 맹세’ 삭제 (0) | 2014.01.09 |
아베, 방송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당연한 역할” (0) | 2014.01.08 |
[필리핀 수퍼태풍 하이옌] 세계 구호 물자·인력 피해현장 접근 못해 ‘발 동동’ (0) | 2013.11.12 |